다시 세상 속에서, 구원의 빛을 비추라

다시 세상 속에서, 구원의 빛을 비추라

[ 기고 ]

류우열 목사
2017년 10월 25일(수) 13:44

500년전 독일에서 시작된 종교개혁 당시, 교회의 모습은 세상에 빛을 주기보다 부패의 온상이 되었고 거룩한 성직은 일부 기득권자들의 정치적 욕망과 세력화를 위한 미끼로 전락되어 있었다.

루터가 내건 개혁의 요지는, 오직 믿음, 만인제사장권, 그리고 교회 최고의 권위는 성경이라는 외침이었다. 이러한 외침이 나오게 된 시대적 상황을 요약해 보면 교황무오설과 고해성사제도, 그리고 마리아신성시와 속죄권판매 사건이 그 핵심이었다.

이처럼 타락의 길로 치닫던 교회를 향하여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의로운 외침에 대하여 로마 천주교회는 루터를 파문하고 영국의 위클리프, 보헤미아의 후스, 네덜란드의 에라스무스 등 수많은 개혁자들을 박해하였다.

역사는 반복된다 했던가. 예수님도 최후의 심판전야 상황을 말씀 하시면서 노아홍수심판 전야와 같을 것이라고 하셨는데(마24:37~39),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에 걱정하는 소리들이 그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권과 세속주의에 깊이 물들어 있었던 500년전 루터의 종교개혁 전야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작금에 한국교회 안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아우성 소리는 너무나 심각하고 긴박하다.

자기 이름을 내고 명예를 얻기 위해 가짜 학력과 가짜 박사학위로 교회와 교단을 속이고도 여전히 위세를 부리고 있다는 아우성, 교회에 문제라도 생기면 교회와 양떼들을 생각하기보다 먼저 법질서도 생략한 채 교권을 휘두르며 자기사람 심기에 열중한다는 아우성, 그 결과 고통당하는 교회들의 불만은 재판안건으로 쌓여만 가고 상식에 반하는 재판으로 세상법정으로까지 가서 뒤집히는 일들이 반복되면서 교회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는 아우성, 성도들의 헌금인 교단 상납금이 먹고 마시는 일에 낭비되고 개인의 교단장 선거출마 공탁금으로 사용 등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직시해야 한다. 이 어찌 500년 전 루터의 종교개혁 당시 상황에 못 미친다 하겠는가.

지금 위기를 만난 한국교회는 정신을 가다듬고 불의와 사투를 벌여야 한다. 이 위기를 잘 넘어야 다음 세대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교회 문제라고 자위하기도 하지만 현재 세상의 지탄을 받고 있는 교회의 공금횡령 사건과 성 스캔들, 그리고 교단정치의 타락상들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교회학교는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고 청년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매년 문을 닫는 미자립 개척교회가 천여 개가 된다는 보고는 심각성을 더한다.

게다가 더 충격적인 것은 상황이 이런데도 반성의 구호와 개혁을 주제로 하는 행사는 요란하지만 실재로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워지려는 몸부림은 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에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잡아야 할 것인가. 교단의 거룩한 직분을 감투로 여기며 군림하려는 세력과 물질적 이익을 탐하는 세력을 과감하게 정화시킬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첫째는 뭐니뭐니 해도 선거제도일 것이다. 감투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방법을 찾아서 소위 정치꾼들의 개입을 막아 질서를 흐리게 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다. 자비량으로 봉사하는 연합회 직책은 서로 양보하면서도 노회나 총회의 직책에는 왜 그리 서로 차지하기 위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가.

자비량 봉사라 해도 그럴까. 총대 선출 또한 자원하는 사람들로부터 등록을 받아서 자비량으로 참여케 한다면 요즘 같은 혼란과 다툼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둘째는 의식개혁으로 종교적 민주화를 이루는 것이다. 대개 현직에서 물러나면 조용히 못 다한 자기수양과 공동체를 위한 자문역 정도로 보답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럼에도 기독교에서 만큼 증경회장이니 전회장이니 하는 이름으로 평생 동안 정치력을 행사하고 대접받는 현상들을 다른 종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필요 이상의 명칭들을 재검토하고 교회나 교단의 모든 행사는 공조직 직분자를 중심으로 시행하도록 제도개선을 한다면 교단의 민주적 새바람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교회가 그동안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해 왔다면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막힌 담을 헐어주고 구원의 빛을 비추라는 하나님의 명령, 바로 이것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여하신 시대적 사명이 아니겠는가.

류우열 목사  일산예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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