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거룩한 교회로

다시 거룩한 교회로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09월 05일(화) 14:08

총회가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첫 회기인 제101회기가 저물고 있다. 제101회기도 역시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해였다. 다행히 큰 물의 없이 제102회 총회를 준비하며, 마무리에 힘쓰고 있다. 총회에 상정되는 헌의안과 청원안들이 다양한 현안을 보여주고 있다. 총대들께서 결정하는 대로 새로운 정책과 사업으로 노회와 교회를 섬기게 될 것이다.

제101회기 총회 주제는 '다시 거룩한 교회로!'이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개혁정신을 고양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총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며 12가지 사업을 추진했다. 주제사업을 통해서 신학의 개혁에서 목회의 개혁으로, 목회의 개혁에서 삶의 개혁으로 확산되기를 희망했다.

제58회 총회(1973년)가 '선교하는 교회'를 주제로 정한 뒤, 매년 주제를 채택해 왔다. 제97회 총회(2012년) 이후로 본격적으로 주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교단의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서 각 노회와 교회도 같은 주제를 택하자고 제안도 했다. 2013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약 49%의 교회가 총회 주제를 택하고 있고, 점차 높아가는 추세이다.

제101회기 기념사업의 시작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선언문'을 발표하고 95개 개혁과제를 채택한 일이다. 목회자들이 개혁을 주제로 설교할 때 참고하도록 한국장로교출판사를 통해서 "한국교회 강단 공동설교의 꿈"도 펴냈다. 소소하게는 제101회 총회 총대들과 함께 종교개혁 기념음악회도 가졌다. 다가오는 10월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주일이면 일련의 기념사업을 마치게 된다.

한국사회의 변화와 세계교회의 흐름을 감안하면 '개혁'은 시대의 코드이다. 한 해의 사업으로 총회 산하의 모든 교인들이 개혁정신을 완전하게 고양했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는 슬로건처럼 개혁은 쉬임이 없는 과제이다.

개혁의 초점은 교회의 개혁이다. 새롭게 되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부터 버려야 한다. 20세기 후반에 정립된 성장시대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야 한다. 다시 올 성장시대를 꿈꾸며 새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 다음세대의 행복을 위해서 낯선 것과 사귈 용기가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골든타임을 맞이했다는 어느 지도자의 지적에 공감한다면 개혁은 전심전력을 다해서 감당할 과제이다. 골든타임에는 종합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차례대로 시행할 수 없다. 우선순위를 정한 뒤 시급한 과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골든타임은 임박한 위기를 전제로 하는 까닭이다.

교회의 개혁에 있어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목욕물을 버리다가 그 안의 아기까지 버린다'는 루터의 말이다. 모든 인간은 죄인이기에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하겠지만, 하나님의 능력 안에 있는 교회는 '이미 거룩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랑을 넘어서 깊은 존경으로 교회를 대해야 마땅하다.

교회는 지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영적인 실체이다. 그래서 우리는 즐겨 총회와 노회를 '성 총회'와 '성 노회'라 부른다. 주일예배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건'이며, 함께 예배를 드리는 교우들은 삼가 머리를 숙여 대해야 마땅한 '하나님의 사람'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제102회 총회의 주제는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이다. 제101회기 주제사업의 중심이 '교회 개혁'이었다면, 제102회기 주제사업의 중심은 '마을목회'이다. 마을목회는 '마을이 우리 교회이고, 마을 주민이 우리 교인이다'는 마음가짐을 요청한다. 개혁 방향의 하나로 마을목회를 제안한 것이다. 우리 교단 산하의 모든 교회들이 힘써 개혁하며 마을을 섬기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