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소식을 전하는 따뜻한 사람

희망의 소식을 전하는 따뜻한 사람

[ NGO칼럼 ]

김창옥 사무총장
2017년 08월 29일(화) 14:49

지난 8월 19일은 '세계인도주의의날'이었다. 2003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국제연합(UN) 본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사망한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추모하기 위해 UN이 2008년 제정한 날이다.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세계인도주의의날 공동캠페인을 매해 개최하고 있다.

선한 의도로 이루어지는 인도주의 활동도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테러의 대상이 되었다. 더 나아가 생생한 현장 소식을 전달하는 저널리스트 역시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한 분쟁지역전문 PD는 최근 2년간 안전의 위협 때문에 현장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달라진 국제정세를 한탄했다. 갈수록 분쟁의 상황은 심화되고 사람들의 고통은 커져간다.

자연재해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4년 12월 남아시아와 2011년 3월 일본의 쓰나미, 2010년 아이티와 2015년 네팔의 지진, 그리고 2013년 필리핀 태풍 하이옌 등 대규모 재난소식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난민촌의 열악한 생활과 안타까운 사연, 자연재해로 무너지고 파괴된 처참한 피해지역 등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현장을 방문할 때면 어디서부터 도움을 시작해야 할지 순간 막막해지는 경험을 한다. 현장은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특별한 공간인데 지금 여기 와 있는 나 자신은 너무 평범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한 인도주의 활동가의 고백처럼, 인간의 무기력함을 절감하며 암담한 마음마저 든다.

더멋진세상 역시 국제개발 NGO로서 난민 지원 및 일본, 필리핀, 네팔, 그리고 스리랑카 등 재난지역에서 구호활동 및 재건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그 결과 레바논과 요르단에서는 시리아 난민 아이들을 위한 학교와 센터가 운영되고, 우간다에서는 남수단 난민 아동을 위한 캠프학교가 세워졌다.

태풍으로 파괴된 섬마을 비눙안안은 주변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곳으로 탈바꿈 했고, 네팔 지진으로 무너졌던 해발 1300m 소외된 산골 마을 고레다라 역시 새 학교가 세워지고 모든 집이 복구되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마을로 변했다. 어려움 가운데 있는 이웃들과 함께 울어주고 우리가 받은 사랑을 나누어 주자는 마음으로 시작된 사랑의 실천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분쟁 지역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더 멋진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테러의 위협과 경제 위기, 그리고 사이비 구호단체로 인한 선한 기부자들의 불신과 멍든 마음까지 인도주의 활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많지만, 우리의 시선을 조금만 둘러보면 아직도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더욱 필요한 세상임을 발견한다. 열악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 너머에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키워가는 맑은 눈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

드라마 이산의 O.S.T를 연주한 송솔나무 플루티스트는 무대에서 자신의 악기를 소개할 때마다 값비싼 고급 악기 속에서 평범해 보이는 플루트 하나를 꼭 들어 보인다. 드라마 삽입곡을 연주한 악기임에도 그 재료는 수도 파이프라고 했다.

파이프 입장에서 보면 짧게 잘리고 게다가 바람구멍까지 뚫리는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연주자의 손에 의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로 재탄생한 것처럼, 열악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의 인생도 멋진 음악을 만들어 내는 악기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 희망의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오병이어 기적의 시발점이 된 한 소년의 헌신처럼 우리가 가진 작은 것을 내어 놓을 때 그것은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는 마중물이 된다. 변화를 일으키는 시작은 우리부터다. 계속되는 분쟁과 자연재해의 소식은 아직도 세상을 향해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음을 깨닫게 한다. 더멋진세상도 그 변화를 만들어가는 작은 몸짓을 쉬지 않을 것이다.

김창옥 사무총장
더멋진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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