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스스로 몸집 줄이기

<1>스스로 몸집 줄이기

[ 개혁 ]

박상용 목사
2017년 08월 03일(목) 10:35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에 필자가 섬기는 교회가 '녹색교회'로 선정되어 기쁘다. 개척 후 십수 년간 바른 목회를 위해 무던히 몸부림을 쳐 왔다. 하지만 많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방향 설정이 어설펐다. 그러던 차에 녹색교회 선정은 문제에 답을 얻은 기분이다. 이번 선정은 창조질서를 보존하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더 매진하라는 하나님의 준엄한 명령으로 인식되었으며 녹색교회로의 전환을 통해 변화의 도상에 서게 되었다. 자연 생태 보전과 지역교회 그리고 사회에 더더욱 생기를 더하리라는 다짐과 실천이 그렇다.

몸집만 한없이 커진 돼지를 상상해 보라. 움직임에 얼마나 둔한가. 안타깝게도 작금의 우리 총회를 보며 갖는 필자의 생각이 그렇다. 비대해진 총회는 지속적인 나눠 먹기 식 각 부서와 위원회의 증설로 인해 물먹는 하마 격이 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필자가 노회 총무로 섬기면서 총회에 대한 느낌은 현재 총대 수 감축의 절실함이다. 한 번의 총회를 개최하기까지 준비과정, 대규모 총회 운영과 몇몇 말꾼들 외 나머지는 거수기 역할만 하는 분위기를 보면서 이것은 아니다 싶은 적이 많았다. 바라기는 총회의 개혁의 출발은 스스로 몸집을 줄이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남겨질 운영비로 생명살림에 쓰면 어떨까?

시대는 양적 팽창주의에 우려 섞인 위험 신호를 주고 있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계의 현주소는 양적 성장에 혈안이 되어 있음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 교회가 잊지 않아야 할 근본은 말씀 중심의 개혁교회 정신이 아닐까.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양적 성장만이 성공이다'라는 덫에 걸린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을 수 없는 것은 교회는 위기 때마다 스스로 개혁하며 교회다움을 잘 보존해 왔던 교훈의 역사가 있음에서다.

이기적 탐욕은 창조질서와 공동체를 망치는 원흉이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는다고 했다. 이기심이야말로 지독한 욕심이다. 개교회 중심주의가 자칫 이기적인 교회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내 교회, 내 목회, 내 교단만이라는 이기심을 철저하게 무너뜨리지 않는 한 교회는 사랑의 공동체라 부르기에 민망스럽다. 교회들이 함께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일에 마음을 모아야 할 때이다. 그리하여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 되어 희망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교회의 문제는 순식간에 사회적 이슈가 되곤 한다. 필자는 이런 현상을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교회를 향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이 무엇일까? 무엇보다 하나님 나라 운동이 전개되면 좋겠다. 필자는 이 운동을 에덴동산의 회복 운동으로 칭하고 싶다. 즉,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공존하며 상생하는 세상을 만들어 감을 말한다. 그것은 거대한 계획이 아니다. 가까이 있는 교회들과 연대하기, 이웃들과 함께 하는 개방된 행사, 창조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기 등 교회에서부터 출발하면 되는 작은 실천 운동이다.

박상용 목사 / 대전살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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