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탈출

일상탈출

[ NGO칼럼 ]

김충호
2017년 07월 04일(화) 13:19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는 노숙인들에게 건전한 취미 생활을 제시해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가 진행하는 햇살축구단 프로그램은 윗글과 같은 고민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햇살축구단은 축구를 좋아하는 노숙인, 모임 자체를 좋아하는 노숙인, 조금이라도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하는 노숙인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들이 모이는 이유는 각자 다르지만 주 1회 한자리에 모여서 축구활동을 한다. 일반적인 운동 활동 뿐만 아니라 서울시 자활체육대회, 영등포구 자활축구대회, 홈리스월드컵 등 각종 대회 활동을 한다.

햇살축구단에서는 축구를 잘하는 사람이 모여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서로 패스도 잘 맞지 않고 슛도 많이 어설픈 서로의 모습에 웃으며 활동을 한다. 일반적으로 햇살보금자리를 이용하는 노숙인들은 여러 가지 사유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과 공동체 생활 등 이전 정상적인 생활 잃어버리고 방문하게 된다.

필자가 햇살보금자리에 입사해서 노숙인 분들이 주변 동료들에게 말을 걸거나 웃는 모습을 그다지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축구활동을 함께하면서 말 한번 섞기 힘들었던 분들이 먼저 말을 걸고, 매일 무뚝뚝한 표정으로 텔레비전만 바라보던 분들이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축구를 하는 모습이 필자에게는 이들이 다시 사회로 진출하는 희망의 경종으로 느껴졌다.
2012년에 시작한 햇살축구단은 매주 1회 축구활동을 하며 노숙인들의 육체적 건강을 회복하였고, 그 시간만큼은 이들에게 과거와 현재의 아픔과 좌절로부터 해방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정신적 건강을 단련시키는 시간이 되었다.

축구라는 건전한 여가생활이 정착되면서 사회적지지망이 확대하게 되었고 덩달아 공동체성이 회복되는 효과를 보게 되었다. 실제적으로 묵묵부답하던 노숙인들이 대화의 창을 열게 되면서 본인의 욕구를 사회복지사들에게 표현하게 되었다. 이는 햇살보금자리 주요 상담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임대주택 입주, 공공일자리 취업, 건설노동직 취업, 신용회복, 각종 법률소송 등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햇살축구단의 목적은 건전하고 즐거운 여가생활을 확립하는 것이다. 다만 축구를 하면서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동기를 스스로 발견하고 노력하게 되면서 부수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뭇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기에는 평일에 여가생활을 하는 모습이 부럽게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노숙인들의 일자리는 대부분 일용직이기에 평일 일정을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많이 없는 부분이 있는 반면 이들에게 삶의 동기 부여가 없다면 개인적인 나태함을 피할 수 없다. 그러하기에 노숙인에게 축구라는 일말의 즐거움이 다음 활동을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활력을 제공함이 이분들이 자립을 돕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햇살축구단은 2012년 3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80여 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충호
햇살보금자리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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