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으며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으며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05월 25일(목) 09:45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넓어지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논의는 지난 2016년 1월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본격화되었다. 포럼의 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포럼에는 100여 개국 정부 관리와 1500여 명에 달하는 대기업 경영자들이 참가했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는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기술의 발달이 초래하는 산업의 변화가 인류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심되고 있다.

176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을 통해서 세계는 변화해 왔다. 증기기관의 사용으로 대표되는 제1차 산업혁명에 이어서, 전기 동력의 사용을 특징으로 하는 제2차 산업혁명, 컴퓨터의 발달로 인한 정보화와 세계화로 대변되는 제3차 산업혁명을 겪었다. '융합'과 '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 혁명은 경제 뿐 아니라 정치와 사회, 나아가서 인간 정체성 이해를 비롯한 광범위한 영역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포럼 참가자들은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경제적인 활력을 기대하면서, 변화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발달로 인건비를 절감하고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에 반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득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도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는 혁신은 사회발전의 기회가 되겠지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노동시장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변화에 대한 염려는 여러 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월 18일에 발표한 세계경제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는 2020년까지 5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서는 세계 최대 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016 다보스포럼에서 "최고 부자 62명의 재산이 세계 인구 절반이 가진 부와 맞먹는다"고 주장했다. 세계 경제가 극소수의 거대기업에 의해서 극단적인 독점 시장화되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

교회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맞아야 할 것인가. 여러 수준에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다보스 포럼에 참가했던 성공회의 저스틴 웰비 대주교는 '임박한 변화'인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단순히 경제적 대응이 아니라 영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를 성찰하는 본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본 교단 산하의 어떤 교회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갈 다음세대를 위해서 스마트사역팀을 두고, 코딩스쿨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IT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부모와 자녀의 관계 회복과 복음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고 있다.

이웃 종교인 로마 가톨릭교회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경제포럼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서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서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불의한 세계 상황이 악화될 우려를 전했다. 번영의 문화에 눈이 멀어서 가난한 이들의 고통과 울부짖음에 귀를 막지 않도록 경고한 것이다. 슈밥 회장도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 "인간의 영혼과 심장을 앗아가 버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설적으로 종교와 신앙의 중요성은 강조될 수 있다. 슈밥 회장도 "종교와 신앙은 전통적 가치 체계를 유지한 채, 새로운 현대성을 탐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제4차 산업혁명이 회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재앙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적 르네상스가 되게 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인이심을 분명히 하면서 경제적인 이익보다 인간을 우선하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바울이 로마의 고속도로를 통해서 복음선교의 새 장을 열었듯이,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기술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복음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대한 거대담론과 함께 복음의 가치를 다시 천명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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