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살리는 리더십

교회를 살리는 리더십

[ 논단 ]

황승룡 목사
2017년 05월 18일(목) 09:29

황승룡 목사
전 호남신학대학교 총장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정농단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을 겪게 됐다. 이번 사건은 근원적으로 리더십의 부재에서 초래됐다고 본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했다면 이런 불행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리더십을 잃으면 그 나라가 얼마나 혼란스러워지는지 우리는 여실히 체감했다. 리더십은 이처럼 중요하다. 

매년 초 세계의 지도자들은 스위스 다보스에 모여 다보스 포럼(Davos Forum)을 개최한다. 최근 다보스 포럼의 중요한 주제는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꿀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 주제로 제시됐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더욱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공감 때문이었다. 리더십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인간 상호 간의 관계, 더 나아가 사회 제반현상을 규정하는 영향력이며, 힘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조사한 2017년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신뢰도는 5점 만점에 2.55점으로 보통 이하의 낮은 성적이었다. 신뢰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무신불입(無信不立)이다. 한국교회는 하루 속히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럼 한국교회는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가? 이는 교회를 섬기는 지도자들이 어떤 리더십으로 섬기느냐에 달려있다. 

교회 지도자들에게 요청되는 리더십은 먼저는 경건이다. 금년 우리 총회 주제는 '다시 거룩한 교회로'이다. 교회를 거룩하게 한 것은 경건이다.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다(딤전 4:8)"고 한다. 경건은 오늘과 같은 세속화 시대에 교회를 섬기는 지도자들에게 가장 요청되는 덕목이요, 영적 리더십이다. 그러므로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은 경건의 실천자여야 한다. 경건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경외심으로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사는 것이다. 이 같은 경외심이 구별된 삶, 거룩성으로 나타난다. 

다음으로 부드럽고 따뜻함이다. 예수님은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마 11:29)"고 하셨다. 예수님은 리더십의 원형이다. 그러므로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이어가는 리더십으로 교회를 섬겨야 한다. 온유란 부드럽고 따뜻함이다. 부드럽고 따뜻함은 생명의 징표이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부드럽고 따뜻하다. 반면에 죽어 있는 생명체는 차갑고 딱딱하다.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은 부드러움과 따뜻함으로 교회를 이끌어가야 한다. 지도자와 지도력은 다르다. 지도자란 위치, 신분, 지위를 뜻한다면 지도력은 미치는 영향력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라 하여 반드시 지도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경직성, 아집, 고집에 빠져서는 안된다. 이런 지도력에는 소통과 공감이 없다. 모세는 황폐한 광야에서도 완악하고 목이 곧은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있었지만 끝까지 온유함을 잊지 않았다. 

끝으로 겸손함이다. 겸손함 역시 예수님의 리더십이다. 목회자는 목회 전문가이다. 그러나 전문가라는 이유로 독단과 독선에 빠져서는 안 된다. 전문가일수록 열려진 마음으로 다른 이들의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경청은 상대방의 마음까지 얻게 되는 지혜로 이어진다. 즉 이청득심(以聽得心)이다. 이것이 솔로몬의 지혜이다. 또한 교회를 섬기는 지도자는 권위주의를 멀리해야 한다. 권위주의는 지도자를 병들게 하는 고질병이다. 군림하면 추락하게 된다. 겸손할 때만 진정으로 섬길 수 있다. 예수님은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시면서도 제자들을 영적으로 변화시켜 하나님 나라 일을 하게 하셨다.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받고 그리고 교회가 성숙하고 능력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리더십의 변화가 와야 한다. 예수님을 이어가는 리더십이 교회를 살리고 새롭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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