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거룩한 교회를 기대하며

다시! 거룩한 교회를 기대하며

[ 논단 ]

손학중 장로
2017년 05월 18일(목) 08:45

손학중 장로
부총회장ㆍ영서교회

우리 총회 헌법에선 장로의 자격을 '상당한 식견과 통솔 능력이 있는 자'로 규정해 놓았는데, 이 두루뭉술한 표현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늘 마음에 걸려 장로로 시무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필자는 이 글이 우리 교단에서 섬기고 있는 3만 여 장로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는 선교 환경 속에서도 성실히 장로직을 수행하고 계신 장로님들을 자주 만나며, 필자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장로의 자질을 헌법이 규정한 '상당한 식견과 통솔능력'에 한정시킬 경우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장로는 식견과 통솔력 외에도 사랑, 겸손, 섬김, 배려, 베품, 영성, 기도, 친절, 모범, 기획력, 청렴, 분석력, 청기지 정신, 갈등 해결력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지교회에선 장로를 선택할 때 자체 규정을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장로는 담임목사와 협력하며, 교회 행정과 권징을 관장하는 최상위 기관의 구성원이고, 교회의 지도자이다. 교회 운영의 한 축으로써 일평생 섬기는 것이 얼마나 영광이고 아름다운 일인가? 당연히 우리는 장로직을 잘 감당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 

교회 정치를 '교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해 주님의 뜻을 이 땅 위에 실현시키는 일'이라고 정의하면 어떨까? 예수님 당시 수제자 베드로를 비롯한 12제자들 역시 모두 의견이 달랐음을 우리는 성경을 통해 알고 있는데, 하물며 어찌 각 교회 당회원의 의견이 같을 수 있고, 모든 구성원의 의견이 자기 마음에 꼭 맞을 수 있겠는가. 

이번 제101회기 총회 주제는 '다시! 거룩한 교회로(롬1:17,레19:2)'이다. 거룩한 교회가 되려면 과연 누가 먼저 거룩해야 하는가? 두 말 할 것도 없이 그 대상은 '장로'일 것이다. 장로는 성직자와는 달리 소위 세상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직업인이므로 크고 작은 죄성을 가질 기회가 더 많다. 또한 마음 속에 죄의 본성이 자라잡고 있기에 끊임 없이 성령 충만을 갈망하며 주님께서 우리 마음 가운데 임재하시길 갈구하며 살아가야 할 존재다. 

선악과를 따먹고 변명으로 일관한 아담의 본성,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의 본성,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한 베드로의 본성, 예수 믿는 사람을 죽이려고 다메섹으로 달려가던 사울의 죄성 등 죄의 본성이 늘 마음에 품고 세상을 살아간다. 장로가 거룩해져야 교회가 거룩해지는 데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거룩성을 회복하고 주님이 원하시고 바라시는 본래 위치로 돌아갈 수 있을까? 비난과 폄훼의 대상이 된 교회가 거룩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너희는 거룩하라. 나 여호와가 거룩함이니라"는 말씀은 현세를 살아가는 교단의 장로들에게 선포하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교회의 장로가 먼저 거룩해지면 거룩한 교회는 저절로 회복되고, 분쟁과 분란 없이 선교의 본질에 집중함으로 다시금 큰 부흥과 성장을 이루게 되며, 세인들의 인정과 신뢰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나다나엘은 예수님께 칭찬을 받은 제자이다. 그는 마음 속에 간사함이 없고 진실했다. 장로가 목회를 방해하며 이곳 저곳으로 옮겨 다니는 철새교인이 되지 말고 나다나엘처럼 진실하자. 에베소서에는 "어떤 사람은 사도로 … 성도를 온전케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한다"는 말씀이 있다. 우리가 교회 일을 할 때 명심할 것은 그리스도의 몸을 온전히 세워가는 것이다. 다시! 거룩한 장로가 되기를 기대하며, 먼저 거룩성을 회복하는 본을 보이는 장로가 되기를 소망한다. 주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뜻을 이 땅위에 이뤄가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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