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보수적이지 않다

기독교인, 보수적이지 않다

[ 교계 ] 지난 대선 출구조사 심층조사 결과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5월 16일(화) 16:37

지난 9일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41.1%의 득표를 기록하며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투표층의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심층조사가 시행된 이번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기독교인 중에서는 문재인 지지자가 39.3%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안철수(25.9%), 홍준표(21.5%), 유승민(6.7%), 심상정(6.0%)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독교인들의 투표 결과는 대선 전 일부 보수 기독교인들의 태극기 집회 참여 및 지원 등으로 한국교회의 보수성이 부각되었던 것에 비하면 전체 투표자 중 문재인 후보 지지 41.4%에 조금 못미치기는 하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온 것으로, 기독교인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는 결코 보수적인 집단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기독교인 투표자의 경우 보수를 자처한 최종 2위 홍준표 후보 보다 최종 3위를 차지한 안철수 후보에게 더 많은 표심이 쏠린 결과를 나타내어 눈길을 끌고 있을 정도.

또한, 정치 성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기독교인 응답자들은 29.7%가 보수, 29.0%가 진보로 대동소이했으며, 중도라고 대답한 비율은 36.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들은 투표 후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부패와 비리를 청산할 수 있어서'(22.2%)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으며, '경제 성장과 발전에 적임자라서(20.1%)', '도덕적이고 깨끗한 인물이라서(18.4%)'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찬반에 대해서는 74.5%가 찬성해 반대(18.8%) 의견을 압도했으며, 사면과 복권에 대해서도 66.0%의 기독교인들이 반대했고, 찬성은 26.6%에 불과했다. 기독교인 투표자의 9.8%는 박근혜전 대통령의 탄핵 직후 지지후보를 결정했다고 답해 전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반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탄핵과정 중 후보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최순실의 국정농단'(38.6%)과 '박 전 대통령의 불법적 국정운영'(36.7%)을 꼽았다.

차기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에 대해서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50.1%로 최우선으로 꼽았으며, 뒤이어 개헌 등 정치개혁(16.5%), 미ㆍ국중국 등 강대국과의 외교(13.2%)로 답했다. 

최우선 개혁 분야로는 '정당과 국회'라고 답한 기독교인이 57.8%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53.4%가 찬성, 31.8%가 반대,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권력구조 형태에 대해서는 현재 대통령 5년 단임제(30.4%) 보다 '4년 중임제'를 35.0%로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에 대해서는 '고부담 고복지'를 49.8%로 가장 높게 지지했으며, 세금과 복지의 수준을 현재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39.6%, '저부담 저복지'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은 7.8%에 불과했다.

총 3615명의 조사 대상자들 중 개신교인은 690명, 불교인은 834명, 천주교인은 412명, 기타종교 62명명, 무교 1,617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천주교 신자들(46.6%)과 무종교자(45.5%)에게 특히 높은 지지를 받았으며, 불교 신자들은 홍준표 후보를 35.5%로 가장 많이 지지했다.

이번 출구조사 심층조사 결과에 대해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교회의 일부 지도자들과 교인들의 전반적인 정서가 다르다는 것이 이번 투표결과 드러났다"며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으로 미래를 보며, 옳은 것에 대해서는 지지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예언자적 시각으로 지적할 수 있는 균형잡힌 시각을 통해 사회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사회적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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