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 /<10> 방관자에서 참여자로

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 /<10> 방관자에서 참여자로

[ 기독교교육이야기 ]

양금희 교수
2017년 05월 16일(화) 15:28

루터 당시에 드려지던 가톨릭교회의 예배는 라틴어 예배로서 일반 회중들은 알아들을 수도, 참여할 수도 없는 예배였다. 모든 예배 언어는 라틴어로 평신도와 청소년 및 어린이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고, 라틴어 찬양은 정교하고 수준높은 음악으로 사제 및 성가대만 불렀다.

예배 중에 회중들이 함께부르는 찬양 순서는 존재하지 않았었다. 즉 회중은 예배의 참여자가 아니라 방관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루터는 예배를 개혁하였는데, 1523년에는 '미사형식'을, 1526년엔 '독일어 미사'를 집필해서 개신교의 새로운 예배 형식을 정착하게 하였다. 그가 제시한 개신교의 예배형식은 무엇보다 예배의 언어를 모든 회중이 이해할 수 있는 모국어로 바꾸고, 모든 사람이 함께 부를 수 있는 쉬운 찬송을 제정하고, 설교는 철저히 성경말씀을 내용으로 하는 독일어 설교가 되게 하였다.

그의 예배형식의 핵심적 기준은 '회중이 이해할 수 있는가' 였다. 회중이 이해할 수 있어야 예배에 진정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사제가 주체가 되던 예배를 모든 평신도가 참여할 수 있는 예배로 개혁했다는 점에서, 제임스 화이트는 루터의 예배형식은 그의 만인제사장설의 구체적 실현의 통로가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루터의 예배는 그 자체로 '교육의 통로' 였다고 할 수 있다. 이해하고 참여하는 예배를 통해 성도들의 신앙이 성숙하여 결국은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 예배의 중요한 목적이라고 그는 '독일어 미사'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이 예배형식은 매일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훈련받아야 하는 단순한 백성과 어린 백성을 위한 것으로서, 이 예배형식을 통해서 그들이 말씀에 숙달되어 교리문답에 바르게 대답할 수 있게 될 뿐 만 아니라, 후에는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게 되고, 그리스도의 나라가 확장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예배가 그러한 교육의 통로가 되도록 하기 위하여 루터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 것은 놀랍게도 바로 음악이었다. 루터는 음악이야말로 성경말씀을 우리가 마음 속으로 깊이 받아들이고 또한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결정적 통로가 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가 예배에서 쉽게 부를 수 있는 40여 곡의 회중 찬송을 직접 만들었는바, 주로 성경귀절을 당시 민간에 널리 알려져 있던 노래에 붙이거나, 편곡, 혹은 스스로 작곡하기도 하였다.

그 중 아마도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곡이 '내 주는 강한 성이요(585장)'라 할 수 있다. 또한 그의 예배모범책인 '독일어 미사'는 80% 이상이 예배 중에 부를 찬양악보가 수록되어 있을 정도의 '음악예배'였던 것을 볼 수 있다.

루터는 그의 '소교리문답'에 곡을 붙여 예배 중에 모든 회중들이 부름으로써 내용을 학습하게 하였고, 그가 작곡한 1538년판의 '주기도문송'은 그의 소교리문답의 주기도문 부분에 곡을 붙여 이것을 예전적으로 사용하도록 한 노래이다. 후에 종교개혁 연구가들은 그의 종교개혁 정신이 민간에 그렇게 빨리, 그렇게 널리 확산된 것은 그의 음악 때문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종교개혁가 중 가장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알았던 루터! 그의 종교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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