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 <9> 교육방법 개혁

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 <9> 교육방법 개혁

[ 기독교교육이야기 ]

양금희 교수
2017년 05월 10일(수) 10:54

루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신앙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최초의 신앙교육 교과서인 '소교리문답'을 집필하여 보급하였다. 그는 이처럼 개신교 최초로 신앙교육의 내용을 제시하였고, 또한 그와 나란히 신앙교육의 방법에 있어서도 종교개혁적 특성을 반영하는 개혁적 방법을 제시하였다.

루터 당시에는 '암기'가 가장 일반적인 교육방법이었다. 물론 당시에는 제한된 인쇄술로 인해 모든 학생들이 오늘처럼 교과서를 갖고 있었던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수업은 주로 '암기'를 통하여 책의 내용을 머리 속에 저장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더욱이 중세 말에 나타난 인문주의가 '암기'야말로 인간의 '기억'을 훈련하고 개발하는 최적의 통로가 된다고 강조하며 이 흐름에 가세하여, 암기방법은 이 시기에 가히 그 전성기를 맞았던 때였다. 따라서 당시 학생들이 외워야하는 학습 분량도 엄청난 것이었고, 16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이에 대한 불평과 비판이 그 절정에 이르렀다.

그러한 상황에서 루터는 종교개혁적 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교육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는 "오늘날 학교에서 어린이들의 작은 머리로는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암기가 강행되고 있다. 그러나 외우는 내용들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그저 입으로 달달 외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고 반문하면서, 어린이든 성인이든 기독교인으로서 자신이 최소한 무엇을 믿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이것은 암기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루터는 '소교리문답'에서 그것을 가르치는 방법을 제시하였는바, 먼저 가르치는 자가 앞에서 교리문답을 '읽어주면(recitatio)', 학생들은 이를 따라 읽은 후 '암기하기(memoria)'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까지 중세적인 방법과 같다면, 그는 연이여 내용의 '바른 이해'를 위해서 해석해 주는 '설명하기(explicatio)'의 단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하였다.

즉 앞에서 듣고 외운 내용을 '설명' 과정을 통해서 실제적으로 그 뜻을 이해하고 내면화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루터는 바로 그러한 순서대로 '소교리문답'을 집필하여, 이 책의 순서를 따라가면 '읽어주기-암기하기-설명하기'의 단계가 그대로 진행되도록 하였다.

그는 또한 그의 '대교리문답'의 서문에서 목사들에게 청소년들이나 평신도들을 위해 신앙의 기초를 알려주는 교리문답설교(Katechismus- predigt)를 하라고 권하였고, 스스로도 교리문답 설교를 즐겨 하였다. 그의 교리문답설교는 청중들에게 교리문답의 내용을 풀어서 해석해주고 설명해줌으로써, 그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설교였다.

루터가 '이해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암기하는 것', '청중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설교를 하는 것'과 같은 중세적 방법을 넘어서서, 모두가 신앙의 내용을 바로 이해하도록 '설명'의 방법을 중요시하였다는 것은, '바른 믿음'을 향한 그의 종교개혁적 사고가 교육방법에서도 수미일관하게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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