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의 독창적 예술세계, 전세계적으로 재조명

운보의 독창적 예술세계, 전세계적으로 재조명

[ 문화 ] 김기창 화백 '예수의 생애', 독일 '루터 이펙트' 전시회 전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5월 05일(금) 10:01
   

운보 김기창(1914~2001) 화백의 '예수의 생애' 전작이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이해 독일에서 전시되면서 복음을 한국적으로 해석한 운보의 독창적 예술세계가 전세계적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베를린 독일역사박물관(DHM)은 지난 12일부터 개막한 '루터 이펙트 (The Luther Effect: Protestantism―500 years in the world)'에 김기창이 그린 '예수의 생애' 30점 전작을 초대했다.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한국인 예수'로 표현된 김기창 화백의 '예수의 생애'는 서울미술관 설립자 안병광 유니온제약 회장이 개인 소장하고 있는 작품으로 이번 전시를 위한 보험가만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보의 '예수의 생애'는 선녀가 노랑저고리에 녹색치마를 입은 조선여인에게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제1화 '수태고지'를 시작으로 '아기예수 탄생'과 수난, 죽음, 부활로 이어지는 예수의 삶을 30점으로 완결시킨 대작이다. 운보는 "예수 그리스도가 어느 한 나라를 위해 태어나신 것이 아니라 온 인류의 구세주로 오셨다"는 미국인 선교사 앤더슨 젠슨(Anders K Jenson)의 말에 조선인 예수 그리스도를 그리게 됐다. 그의 자서전 '나의 사랑과 예술'에 따르면 "어느 날 꿈 속에서 예수의 시체를 안고 지하 무덤으로 내려갔다가 차마 놓고 돌아올 수 없어 통곡하다 깨어난 그날로부터 성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운보 김기창 화백은 어린 시절 장티푸스로 청각을 상실했고 언어 장애마저 겪은 인물로 1931년 조선미술대전(선전)에 출품해 1940년까지 9년간 여섯 번 입선하고 세번을 특선하는 천재적인 실력을 입증했으며, 1937년 24세때 선전에서 최고상을 받았고 4회연속으로 특선을 하면서 추천작가로 활동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 친일활동으로 인해 현재까지 그의 예술적 성취마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한편, 독일역사박물관의 이번 전시회에는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관장:황민호)이 소장한 기독교 자료 13점도 함께 전시된다.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은 한국 근대번역문학의 효시가 되었고 가장 많이 보급된 '천로역정'을 비롯해 장로교회에서 널리 사용된 '궤도찬송가', 베어드 박사가 저술한 '한영ㆍ영한사전', 1887년 발간된 '누가복음' 등 초기 한국개신교 신앙의 수용과 발전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 13점을 대여 전시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7일까지 진행되는 독일역사박물관의 이번 전시회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역사와 루터 종교개혁이 국제사회 및 타 교파와 종교, 생활양식에 끼친 영향 등을 살펴보고 세계 각국의 복음 수용 과정을 다룬다. 또한, 이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한국과 스웨덴, 미국, 탄자니아의 기독교 유물을 통해 종교개혁이 어떤 양상으로 전파되어 뿌리내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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