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6> 하나님의 대리자 '부모'

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6> 하나님의 대리자 '부모'

[ 기독교교육이야기 ] 개신교 가정교육의 방향 제시한 루터의 부모 이해

양금희 교수
2017년 04월 13일(목) 10:37
▲ 루터와 그의 부인 카타리나.

"부모들은 부모의 직분이 자녀들을 단지 육적으로 먹이고 키우는 것 뿐 만 아니라,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교육하는 것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들의 직분을 신실하게 받아야 할 것이다."

위의 인용구는 루터가 '대교리문답서'의 서문에서 한 말로써, 그가 '부모'를 생물학적이나 사회적으로 이해하기에 앞서 '하나님이 주신 직분(Amt)'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부모는 자녀교육을 위해서 하나님으로부터 직분을 받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루터의 이해는 중세의 '성직자 중심 교육'으로부터 '가정과 부모 중심 교육'에로 교육의 중심을 옮겼다고 할 수 있다. 중세기에는 성직자가 교육의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었다.

그들은 가정을 이루게 하는 성례인 혼인미사를 집전할 권리를 가지고 있었고, 하나님의 대언자로서 가르침의 과제를 하나님으로부터 위탁받은 것으로 알려져, 그들의 교육적 권위는 부모의 교육적인 책임에 우선하는 권위를 갖고 있었다. 이에 반하여 루터는 부모야말로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자녀교육의 '직분'을 받은 사람들로서 최고의 교육적 책임과 권위를 갖고 있는 하나님의 청지기라고 하는 사실을 천명하였다.

뿐만 아니라 루터는 부모를 자녀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대리자(Stellvertreter Gottes)'라고 하였다. 그는 '부모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세례에 있어서 '말씀과 물의 관계'의 유비로 보았다. 세례시에 하나님이 말씀을 통해서 물 안에 현존하심으로써 세례가 하나님의 행위가 되는 것처럼, 하나님은 부모라는 직위에 현존하시면서 그의 일을 행하신다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부모는 하나님의 대리자요, 자녀에게 하나님의 현존을 나타내는 성례전적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하나님 관계'는 그 자체로 '부모- 말씀 관계'로 연결되는데, 하나님이 세례 시에 말씀을 통해 물에 현존하는 것처럼, 부모야말로 하나님의 말씀이 현존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로부터 루터는 왜 부모가 그 어떤 것보다 자녀에게 말씀을 가르쳐야할 책임이 있는 직분인지를 분명히 한다.

루터에게서 부모는 삶을 통해서 말씀을 현현할 뿐 만 아니라, 자녀에게 말씀을 가르침으로써 '하나님의 대리자'가 되어야 할 '직분'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람이다.

이러한 루터의 부모이해는 가정을 신앙교육과 말씀교육의 책임을 수행하는 일차적 교육의 장으로 이해하는 개신교 전통을 수립하게 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으면서 오늘날 우리 기독교가정이 이러한 개신교의 전통을 얼마나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양금희 교수
장신대 기독교 교육학과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