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보은' 구태 벗고 폭넓은 인재 등용 실천을

'자리 보은' 구태 벗고 폭넓은 인재 등용 실천을

[ 교단 ] 총회 개혁과제를 진단한다/ 전문가 없는 특별위원회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7년 03월 21일(화) 14:47

총회가 필요에 따라 임시로 조직하는 특별위원회는 말 그대로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적 기술을 가진 교단내 전문인으로 구성된 임시적 구조, 일종의 '애드호크라시(adhocracy)' 체제를 뜻한다.

애드호크라시는 전통적 관료제 구조와는 달리 융통적이고 혁신적 구조를 지닌 '특별임시조직'이다. 전문가들이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집단을 구성해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변화가 빠르고 일시적인 체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특별위원회가 '특별하게' 유연하고 신속하며 능률적으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별위원회가 이러한 우려를 깨끗하게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전문성을 고려한 전문가를 선임해야 한다. 엽관주의적인 인사제도로 인해 선거 때 도움을 준 총대들을 대상으로 보은 차원에서 공천이 이뤄지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안배가 아닌 전문가를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총회 부서와 특별위원회의 차이는 바로 '전문성'이다. 인재 등용을 폭넓게 하려면 그만큼 '인재풀'이 두텁게 형성되어야 한다.

지난 회기 종교개혁500주년기념준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이만규 목사(신양교회)는 "정치적인 사심을 배제하고 인재풀을 통해 실력과 능력을 위주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활용해야 한다"면서 "임용권자들도 한 자리 내어준다는 사심을 버리고 한국교회를 역동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공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총회 정책기획ㆍ기구개혁위원회 신영균 목사(경주제삼교회)도 "사전에 정치적인 로비 없이 파워플레이를 시도해야 한다"면서 "전문성의 기준도 확실하게 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목사는 예를 들어 △부서경력이 10년 이상 △학술진흥재단에 등재된 학술지에 논문 발표 △현장에서 7년 이상의 경력이 인정 등에 대한 구제척인 매뉴얼이 정해져야 "때마다 '친한 사람'이 전문가의 자리에 앉을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업무가 비슷한 위원회의 통폐합도 필요하다. 특별위원회는 20개 위원회를 초과할 수 없고 위원 수도 9인 이하로 선임해야 한다. 여기에 위원 9인 외에 필요에 따라 전문위원을 둘 수 있도록 열려 있다. 그러나 현재 위원회 위원 수가 경우에 따라 초과하고 있으며 위원회 수도 10개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슬람교대책위원회와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업무가 중복된다는 의견과 여성위원회가 '평신도지도위원회 및 여성위원회'로 통폐합해야 한다는 등의 제안이 제기 되고 있는 것. 유사한 업무가 중복되는 경우 위원회를 통폐합하거나 상임부서로 포함시킴으로써 위원회 수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위원회의 한 '자리'가 정치적인 '보은'을 목적으로 한다면 쉬운 일은 아니다. 이에 해당 회기에 총회장이 위원회를 새로 신설하거나 위원들을 늘리는 권한을 없애고, 대신 1년 연구 후에 특별위원회의 효용성과 위원들의 전문성이 검증된 후 조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에서는 "위원회의 수보다는 운영의 문제가 더 크다"면서 "전문가들이 총회 문제에 관여해 현안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간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운영과 조직이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라며, 위원회 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해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이 밖에도 현재 위원들은 6명의 총대와 3명의 전문위원으로 구성되고 있지만 최소 5명까지 인원을 축소할 수 있고, 전문위원을 늘리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위원회 내에서도 3~4명의 전문가들이 다시 TFT가 조직되고 있어 실제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구별된다는 것. 일부에서는 이를 '무임승차'로 칭하며 기본 정책과 용어에 대한 기본이해도 없어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된다. 심지어 일부 위원들은 타 위원회에 중복으로 활동하고 있어 인원축소에 대한 시급한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영균 목사는 "특별위원회가 부서에서 하지 못하는 전문성을 임시로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특별기동조직을 공천하듯 자리를 내어주면 제 역할을 못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목사는 "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공감대를 끌어내도 향후 정책으로까지 연결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위원회의 활동이 탁상공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노회에 전달되고 개교회의 목회자들까지 정책을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동이 따라주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위원회의 방만한 운영과 엽관주의적인 인재등용으로 인해 총회 예산이 낭비되고 정책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총회는 특별위원회가 '애드호크라시'로서의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치적인 사심을 배제하고 본질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특별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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