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공보 기획> 창조질서 파수꾼 '환경녹색선교단'

<한국기독공보 기획> 창조질서 파수꾼 '환경녹색선교단'

[ 교계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7년 03월 13일(월) 14:18

매달 한 차례 전국의 산을 찾아 쓰레기를 주으며 자연정화에 나서는 남선교회 회원들이 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고, 사례비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기꺼이 헌신하고 있다.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산하 환경녹색선교단(단장:우영식)이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는다. 1997년 5월 31일 창립총회를 갖고 소요산에서 첫 등산을 가진 등산동우회를 전신으로 해 최근 인천 백운산에서 제227차 산행을 마쳤다.

환경녹색선교단은 산행을 하며 등산로의 오물을 수거하고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환경보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국 등산 동호회 중에서 오물을 줍는 곳은 환경녹색선교단이 유일하다.

산행 장소가 거의 중복이 없어 그동안 오르내린 산만 200곳에 가깝다. 이들은 산행에 앞서 항상 예배를 드리고 등산로 입구에서 환경십계명인 "생명의 근원인 자연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자"는 구호를 제창하며 창조질서 보전에 앞장설 것을 세상에 당당히 선포한다.

초대단장 김장원 장로(송죽교회)는 "창립 당시 산천을 푸르게 가꾸고 자연환경을 애호하며 몸과 마음을 튼튼히 단련하여 하나님 나라를 넓혀나가는 선교수련 사업을 하자는 취지가 있었다"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보고, 만지고,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평안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장원 장로는 "글로벌시대의 미래사회는 녹색혁명과 환경보전이 잘 이루어져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며 "지구촌 생물들의 생존을 위해 인간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답은 바로 '환경보전'이다"라고 강조했다.

단원들은 단순히 등산을 즐긴다고 생각하지 않고 '선교'의 한 부분이라고 여긴다. 특별히 등산이 변수가 많은 활동인데 지금까지 찰과상에 그친 낙상 한 번과 오물을 줍다 길을 잃은 사례를 제외하고는 큰 사고 없이 20년 동안 원만하게 진행된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제21대 단장인 우영식 장로(고척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순응해 자연과 산천을 푸르게 가꾸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부여된 과제이다"라며 "단원들이 가는 곳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가 남아 있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단원은 300여 명으로, 산행에는 보통 100명 정도가 참여한다. 심신단련과 친교는 물론 등산로의 오물을 주으면서 오르내리며 만나는 등산객들에게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까지 펼치고 있다. 이들에게는 '환경 청지기'라는 특별한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단원들 가운데 20명 정도는 별도의 환경교육을 받고 국가에서 인정한 명예환경감시원 자격을 취득했다. 사법권은 없지만 환경보전을 위한 계도활동, 환경오염 행위에 대한 감시와 신고, 환경 여론수렴과 건의 등을 임무로 한다.

단원들이 환경보전의 임무를 수행하면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주로 흡연과 취사를 하는 이들에게 "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줄 것"을 말하며 계도하면 거친 욕설을 받는 일이 다반사다. 그래도 단원들은 올바른 신앙인의 자세로 참고 잘 타이르고 있다.

우영식 장로는 "산 속에 내던져진 양심이 의외로 많다.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창조질서의 파괴로 환경과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때 환경녹색선교단은 생명ㆍ정의ㆍ평화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더욱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단원들은 기록적인 폭염에도, 폭설이 내린 설산도 마다하지 않는다. 단원들은 산을 타면 사계절 모두 색다른 '맛'이 있다고 한다. 봄은 새생명의 기운을 느끼고, 여름은 짙은 녹음의 향기를 맡을 수 있고, 가을은 멋들어진 정취를 만끽하고, 겨울은 눈꽃의 향연과 폐부까지 시원해지는 청량감을 체험한다고 말한다.

한편 한 번 산행에 회원들은 2만원의 회비를 낸다. 남선교회전국연합회에서 매년 지원하는 500만원으로는 한 번의 산행밖에 할 수 없어 단원들이 회비를 내고 임역원들의 찬조금으로 운영을 꾸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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