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생각하는 한국교회 점수는? '보통이하'

국민이 생각하는 한국교회 점수는? '보통이하'

[ 교계 ] 기윤실, 교회 신로도 여론조사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7년 03월 10일(금) 16:49

국민이 생각하는 한국교회의 신뢰도 점수는 몇 점일까?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홍정길)이 한국교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측정을 위해 2008년부터 실시한 추적조사 연구가 올해 5차를 맞았다. 2017년 한국교회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는 5점 만점에 2.55점으로 보통 이하의 낮은 성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는 아래

'2017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분석'을 기조발제한 조흥식 교수(서울대학교)는 "교회 신뢰도 조사는 국민들이 한국교회를 볼때 빛과 소금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교회 신뢰 회복 및 부흥의 단초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문의 목적을 정의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교회가 해야할 일들을 분석해 향후 3년 조사결과가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50% 불신의 벽을 넘어야 한다'를 주제로 결과에 대한 논평을 발제한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작년 12월에 발표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서 개신교 인구 증가가 희망을 주었지만 신뢰도 조사 결과를 보면 헛된 희망에 가깝다"고 일축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50%가 개신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하고 20%가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70%가 개신교에 대한 명확한 불신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타종교와 불교 무교의 계층에서 부정적인 답변의 비율이 높아 전도의 가능성이 상당히 닫혀 있다"고 분석했다.

'타 여론조사와의 비교를 통해 본 한국교회 신뢰도 여론조사'를 주제로 발제한 지용근 대표이사(지앤컴리서치)는 "한국교회 활동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항목에서 그렇다(27.8%), 그렇지 않다(36.8%), 보통이다(35.4%)로 대체로 부정적인 인식이 높다"며, "언론과 일반국민들은 한국교회의 구제 봉사 이외의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윤실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그후 3년 간격으로 2013년과 2017년 총4회의 동일한 문항 위주의 설문을 통해 한국교회 신뢰도를 조사해왔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를 고려해 1000명을 표본 추출해 실시되는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는 연차별 신뢰도 변화 분석을 통해 교회의 신뢰회복 방안 및 개선점을 제시해 왔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17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9년 전인 2008년과 비교해 한국교회 신뢰도가 더 나아지지 않고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0.2%로 나타나 '신뢰하지 않는다'(51.2%)와 '보통이다'(28.6%) 라는 유보적인 견해를 고려하면 국민 5명 중 1명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분석 결과 계층별로 신뢰도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50대 이상, 주부, 저학력층, 생활수준 하층, 보수이념 성향층에서는 상대적으로 교회 신뢰도를 높게 평가한 반면, 30대, 고학력층, 화이트칼라, 생활수준 상층, 중도 및 진보층에서는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종교별로는 기독교인의 경우 신뢰한다는 비율이 59.9%로 높은 반면 비기독교인은 10%대 이하의 낮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세부적으로 한국교회 활동, 목회자, 기독교인으로 나누어 평가했을 때도 전반적으로 30%를 밑도는 낮은 점수가 나왔다. '한국교회의 활동이 사회에 도움이 된다'(27.8%), '기독교 목사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20.5%),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18.1%)의 순을 나타내 한국교회 자체보다는 기독교인들과 목회자들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더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뢰하는 기관으로는 시민단체(29.9%)가 1위로 꼽혔으며, 이어서 언론기관(10.9%), 종교기관(9.7%), 대학(6%), 사법부(5.5%)의 순이었다. 신뢰하는 종교 순은 가톨릭(32.9%), 불교(21.3%)에 이어 기독교가 18.9%로 가장 낮았다. 가톨릭의 경우 지난 조사에 비해 3.7% 상승한 반면, 불교는 6.7% 하락했고, 기독교도 2.4% 하락했다. 2013년과 순위는 동일하나 불교와 기독교의 격차가 6.7%에서 2.4%로 줄어든 변화를 보였다. 한편 종교인별 자기 종교 선택률은 가톨릭(89.7%), 기독교(76.8%), 불교(65.4%)의 순으로 가톨릭교인이 자신의 종교에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종교로는 기독교(36.2%), 가톨릭(34.8%), 불교(7.8%)로 나타나 기독교와 가톨릭이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활발히 하는 것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지난 조사와 비교하면 기독교는 5.1% 하락, 가톨릭은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0년 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교로는 기독교(40.3%), 가톨릭(20.4%), 불교(12.1%), 이슬람(4.6%) 순으로 나타나 기독교의 성장 가능성을 밝게 전망했다. 그러나 신뢰도나 호감도라기보다 기독교가 성장위주의 종교라는 인식과 전도 및 교회수를 늘려나가는 것에 열심이라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세상과 소통', '사회통합 기여', '현 시국에서의 역할' 문항에 대해선 모두 '그렇다'는 긍정적인 답변이 40% 미만의 비율로 낮게 평가되었다. 특히 현 시국에 대한 교회의 역할 평가는 긍정적인 답변이 22.2%에 그쳐 부정적인 견해가 매우 높았다. 올해 국가적 최대 관심사인 대통령 선거에서 기대하는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선 '갈등해소와 국민통합'이 28.6%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공정 선거를 위한 감시활동'(19.4%), '국가의 윤리적 기본방향 제시'(18.4%), '대선 후보의 검증'(6.4%), '주요 정책의 기본방향제시'(4.7%)가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국민통합 다음으로 '국가의 윤리적 기본방향 제시'를 두번째로 지적한 점이 눈의 띈다. 종교별로 기독교인들도 20~30대와 같이 국가의 윤리적 기본방향 제시를 두번째 중요한 역할로 꼽았다.

한국교회 활동에 대한 정보 인지 경로는, 올해도 '언론매체'(39.4%)라는 답이 가장 높게 나왔으며, 이어서 '가족 친구 이웃'(21.8%), '인터넷'(18.8%) 등의 순을 보였다. 그러나 언론매체라는 응답은 과거에 비해 그 비율이 점점 감소하는 추세이며,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접한다는 응답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회의 과제를 묻는 문항에서는, 한국교회의 개선점으로 '불투명한 재정사용'(26.1%)이 가장 높게 지적됐다. 다음으로는 '타종교에 대한 태도'(21.9%), '교회지도자들의 삶'(17.2%), '교인들의 삶'(14.5%), '교회성장 제일주의'(12.3%) 등의 순을 보였다. 종교이탈 비율이 높은 20~30대 층에서 '불투명한 재정사용'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아 교회가 깊이 생각해야할 과제로 꼽인다. 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요인 중 하나가 교회의 재정 문제이라는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으로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45.3%)'이 1위로 응답되어 교회가 더 이상 봉사나 구제 활동에 머무르기보다 실천적인 운동을 적극 전개해 가야한다는 바램으로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어서 봉사 구제 활동(31.6%), 환경 인권 등 사회운동(10.8%), 교육사업활동(5.4%), 문화예술활동(3.0%) 순으로 나타났다. 봉사 구제 활동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윤리 도덕 실천운동은 전반적으로 비율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한국교회 신뢰도 제고에 있어 국민들의 인식이 '사회복지 활동'에서 '윤리실천운동'으로 이전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목회자의 개선점으로는 '윤리 도덕성 문제(49.4%)'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음으로는 물질 추구 성향(12.5%), 사회 현실 이해 및 참여(11.2%), 교회 성장 주의(9.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들을 향한 개선점으로는 '정직성, 배려, 배타성'등 실천적인 삶과 성품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구체적으로 정직하지 못함(28.3%), 배려 부족(26.8%), 배타성(23.2%) 문제가 상위 순위로 언급됐다.

이번 설문에 답한 응답자들은 자신의 이념성향을 진보적(33.2%), 보수적(26.5%), 중도(34.7%)라고 밝혔으며 기독교(40.9%)와 가톨릭(38.8%)에서 진보적 성향이 높았고, 불교(36.3%)와 무종교(40%)에서는 중도 성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번 한국교회 신뢰도 여론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교회의 낮은 신뢰도는 조사를 시작한 9년 전과 거의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신뢰수준에 대한 비기독교인(2.3점)과 기독교인(3.6점)의 인식차이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일반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으로, 기독교는 3위에 그쳤다.

국민들이 교회에게 기대하는 것은 사회봉사나 구제활동 보다 '교회의 윤리 도덕성 개선' 및 '사회에 윤리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이다. 구제활동에 치중해왔던 교회의 활동이 좀더 다양화 되고 넓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교회의 활동은 신뢰하나 목사나 기독교인에 대한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게 평가되어 있어 교회 전체보다는 개개인의 삶이 곧 교회의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된 개선되어야 할 점들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보아야 한다. 가장 많은 비율로 지적된 개선점인 '불투명한 재정사용' 뿐만 아니라, 타종교에 대한 태도, 목사의 삶, 교인의 삶, 성장제일우선주의를 어떻게 바꿔나가느냐에 영혼구원의 성패와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신뢰도 조사는 전국(제주 제외)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17년 1월 20일~21일 이틀간 유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루어 졌으며, 95%신뢰수준에 ±3.1%p이다. 조사기관은 (주)지앤컴리서치에서 담당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