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세우는 곳

사람을 세우는 곳

[ NGO칼럼 ]

양혜경 원장
2017년 03월 02일(목) 14:25

애란세움터는 출산 후 아기를 입양 또는 위탁한 미혼모들의 자립을 돕고자 2001년 서울시 시범사업으로 설치되어 현재는 한부모 가족복지시설로서 출산 후 돌아갈 집이 없거나 자립지원이 필요한 미혼모에게 기초생활지원, 상담, 학력 성취, 직업훈련 및 취업 등을 지원하는 미혼모공동생활가정입니다.

예기치 않은 임신과 출산으로 학업 및 취업 중단 등 사회와 단절을 경험하면서 어렵게 생명을 지켜냈지만, 출산하고 아이를 입양 후에 아이를 보냈다는 죄책감, 상실감 등 심리적 어려움을 가진 채로 애란 세움터에 입소하게 됩니다.

애란세움터에서는 '사람을 세우는 곳'이라는 의미처럼 미혼모들이 죄책감, 상실감으로 무너지지 않고 주체적이고 힘 있는 여성으로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돕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의 저출산 대책으로 양육하는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 늘어났지만, 가족의 지지와 사회적 지지체계가 전혀 없어, 많은 고민 끝에 아기를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입양을 선택한 입양미혼모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너무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사회에서는 아기를 입양 보낸 미혼모도 모성을 가진 엄마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듯하며 잊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입양미혼모를 왜 도와주어야 하느냐고 질문하기도 합니다.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미혼엄마들은 입양 후에 겪는 심리적인 무망감은 혼자 감당하기 어렵고, 자립에 장애가 되기에 애란세움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애란세움터에서 같은 상황에 있는 엄마들이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 지지하고 위로하며 또 하나의 가족을 이뤄가며 상담과 프로그램, 학업이나 직업교육 등을 통해 조금씩 회복되고 세워지는 모습이 참으로 귀합니다.

또 본인이 세워지면서 가족과의 관계도 회복되는 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자신이 입양 보낸 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아이를 위해 기도하게 되었다는 고백 또한 세움터 안에 있습니다. 세움터는 입양미혼모들이 지역사회에서 당당하게 자립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가족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입양미혼도 생명을 지켜 낸, 모성을 가진, 엄마들임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최근 입양가정의 아동학대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해집니다. 미혼엄마들이 자신이 키우는 것보다 더 좋은 가정에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과 아이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입양을 선택했기에 아기들이 좋은 가정으로 입양되어 성장 할 수 있도록 중보가 절실합니다.

해마다 피는 꽃들이 쉽게 피는 듯 하여도 무난하게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냉기 먹은 눈과 비를 맞으며 바람에 맞서야 하고 때로는 진딧물에게 괴로움을 당하는 일도 겪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견딘 식물만이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미혼엄마들이 많은 어려운 과정을 견디고 행복한 삶이라는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고, 입양되어 다른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도 하나님께서 눈동자와 같이 지켜주시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양혜경 원장   애란세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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