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주일 총회장 목회서신/섬김과 봉사로 세상 변화시켜 거룩한 교회로 서자

사회봉사주일 총회장 목회서신/섬김과 봉사로 세상 변화시켜 거룩한 교회로 서자

[ 교단 ]

이성희 목사
2017년 03월 02일(목) 14:03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네게 보화가 있으리라"(눅 18:22)

교회는 세상과 구별된 공동체 입니다. 그러나 분리된 공동체는 아닙니다. 교회가 부여받은 거룩성은 '세상을 떠남'이 아닌 '세상에 속하지 않음'을 전제로 합니다.(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 제7장. 5.) 교회는 세상 '속'에서 세상과 '구별'되어 세상을 '변혁'하는 하나님의 도구이며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구별되기 위해 우리는 배제할 권능이 아닌 빛과 소금이 될 것을 명령 받았고, 변혁하기 위해 폭력의 현장이 아닌 섬김과 봉사의 자리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에 터잡아 우리 총회는 1978년 제63회 총회에서 매년 3월 첫째 주일을 총회사회봉사주일로 제정해 지키기로 결의하였고 이를 통해 섬김과 봉사로 세상을 변화시키며 빛과 소금된 거룩한 교회가 되고자 힘써왔습니다.

교회의 세상을 향한 섬김은 하나님의 명령에서 시작된 엄중한 사역입니다. 하나님은 구약의 말씀을 통해 약자를 보호하고 이웃을 환대할 것을 명령하셨습니다(사 1:17, 렘7:6). 신약의 말씀 속에서는 성육신하셔서 '세상 속'에 거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웃을 사랑하고, 병들고 가난한 자의 아픔을 함께 짊어질 것(막 12:30~31, 눅 10:25~37)을 분부하셨습니다. 사도들과 초대교회는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실천하고자 하였으며(행4:34~35, 약 1:27), 구원의 감격을 봉사의 실천으로 전환시키는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말씀으로 돌아갈 것(sola scriptura)을 외쳤던 개혁자들은 성경의 왜곡된 해석과 일그러진 교회의 회복뿐만 아니라 말씀과 분리된 섬김의 실천을 복원하고자 하였습니다. 루터는 종교개혁의 발화점이 되었던 95개조 반박문에서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면죄부를 판매하는 것보다 선한 일임을 주장하였습니다(95개조 반박문 중 43~45).

또한 그의 책 '그리스도인의 자유'에서 이신칭의의 결과로 "신자는 모든 것에 대해 섬기는 종이며, 모든 사람의 종"임을 천명하였습니다. 이신칭의와 디아코니아가 하나임을 개혁정신의 정수로 세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칼뱅 역시 1541년 작성한 '제네바 교회 헌법'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공공 병원의 운영을 명시하였고, 제네바 내에 나그네를 위한 숙박 시설을 설치 운영하였습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섬김을 사도적 의무(apostolic obligation)로 보았으며 이를 교회가 실천하기 위해 집사 직분자들로 하여금 철저하게 지역사회의 가난한 자와 병든 자를 돌보도록 하였습니다. 교회의 섬김과 봉사는 성문화된 전통임과 동시에 살아있는 전통이며 종교개혁의 동력이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이 말씀과 개혁의 전통에 잇대어 있습니다. 초기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 전도는 곧 섬김이었으며 소명은 봉사로 증명되어왔습니다. 이 땅의 가난하고 약한 자들에게 교회는 낯선 이방인이 아닌 이웃이었고, 빛과 소금이었습니다.
섬김의 역사 100년을 돌아보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한국교회는 세상을 향한 봉사의 책무를 다시 새겨야할 것입니다.

교회의 성장과 복음의 능력이 간극을 드러내고 믿음의 고백과 섬김의 실천이 분리되어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할 시점입니다. 지역 사회의 약한 지체들을 교회와 노회가 돌보고, '한국사회'의 아픔을 '한국교회'가 섬기며 나아가길 바랍니다. 국가의 법률과 정책이 포섭하지 못한 복지의 사각지대를 교회가 앞장서 살피고, 존재를 소유로 치환하는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를 그리스도인의 섬김과 봉사로 치유해가길 부탁드립니다.

한국교회의 힘이 건물과 숫자에 있지 않고 섬김과 봉사에 있으며, 우리의 전통과 자긍심이 연대기적 역사에 있지 않고 이 땅을 향한 사랑의 실천에 뿌리내려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오늘 우리의 사명임을 잊지 않도록 합시다.
섬김과 봉사의 실천을 통해 '다시 거룩한 교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 교단 67개 노회 8843개 교회와 모든 성도님들께 샬롬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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