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원로-후임 목사 관계 조명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원로-후임 목사 관계 조명

[ 교계 ] 원로ㆍ후임 목사 바람직한 관계, 화합과 평화 이끄는 기틀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7년 02월 17일(금) 08:44

원로목사와 후임목사 간의 갈등과 대립이 한국교회 내 분열의 원인으로 손꼽히며 첨예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결국 2000년대에 접어들어 세대교체를 시행하거나 앞둔 교회는 평화로운 '담임목사직 이양'이 교회의 희망이자, 최대 고민이 된 셈이다. 이 같은 문제로 교회 안팎에서 원로목사와 후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 정립을 위한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양자 간의 건강한 관계 형성은 앞으로 한국교회의 화합과 평화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전병금)는 지난 1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발표회를 열어 원로목사와 담임목사 간의 바람직한 관계 정립과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특별히 양자 간의 노력을 통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실천방안을 제시하며 한국교회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원로목사와 후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를 주제로 기조발표한 김승호 교수(영남신대)는 "원로목사와 후임목사의 갈등문제는 한국교회가 변화하는 시대적 환경과 흐름에 귀를 닫고 종교개혁자들이 주창한 날마다 개혁하는 교회로서의 자기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이다"라며, "원로와 후임, 교우들이 공동으로 노력할 때 갈등의 공동체가 화합과 평화의 공동체로 변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호 교수는 원로목사와 후임목사의 갈등 현상이 '담임목사 청빙'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투명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청빙과정에서 시작된다. 그런 갈등 속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목회 정치학적 문제가 포함되면서 더욱 첨예하고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원로목사가 후임목사의 목회철학, 목회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후임목사가 원로목사를 의도적으로 배척하거나 제대로 섬기지 않으면서 대결 양상으로 발전해 갈등이 장기화 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김 교수는 양자 간의 갈등의 원인으로 △목회철학의 차이 △목회방식에 대한 이해 차이 △심리적 차이 △교우들의 시각 차이를 지목하며, "원로목사에 대한 교우들의 향수나 후임목사에 대한 교우들의 과도한 칭찬이 원로목사와 후임목사 사이에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양자 간의 바람직한 관계 유지를 위해 숙고해야 할 과제도 제시했다. 원로목사가 숙고해야 할 사항으로 △후임목사에게 교회 리더십을 이양했다는 사실 기억 △예외적인 경우가 있지만 은퇴한 교회를 떠나 새로운 교회 출석 △은퇴 이후에 직면할 복잡한 심리적 감정을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또 후임목사는 △원로목사에 대한 교우들의 향수를 인식하고 사역의 장점 계승 △교회의 맥락, 교우들의 기대 및 자신의 목회철학 종합적 고려 △변화와 방향과 속도를 잘 조절해 추진 △원로목사의 공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 등이 원로목사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교회 전체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발표한 백장흠 목사(한우리교회)는 "원로목사와 후임목사는 경쟁자가 아니라 상호 협력자이고, 순수성이 결여된 청빙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원로목사에 대해 "수용하고, 후임이 잘한다고 생각하고 말하며, 후임 목사 편에서 기도로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임목사에 대해서도 "자신도 원로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겸손하고, 조급해하지 말며, 원로목사를 협력자로 여기며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백 목사는 건강한 관계 정립을 위해 하지 말아야 할 사항으로 원로목사는 △시기심과 경쟁 △불평에 대한 동조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목회에 대한 건의 △섭섭함에 대한 표현 등을 삼가야 한다고 했다. 또 후임목사는 △원로에 대한 비판 △부탁에 대한 거절 등을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는 원로목사와 후임목사의 관계를 '친정어머니와 딸'의 관계로 비유하며, "교회가 잘되고 평화로워야 사회와 나라가 평안해진다. 원로목사들이여, 노욕을 부리지 말고 후배들과 한국교회 미래를 위해서 여력으로 연합과 일치, 갱신과 섬김의 사역에 매진하자"고 당부했다.

최성은 목사(남서울교회)는 '바람직한 은퇴문화 정립을 위하여'를 주제로 발제하며 원로목사와 후임목사는 교회 속에서 가장 가시적인 사랑의 관계라고 분석하며, "원로와 후임은 불화와 갈등으로 피차 괴로워하며 교회를 어렵게 하거나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 없어야 하고, 하나님께서 짝지어 주신 줄 믿고, 서로 돕고 의지하며 한 길을 가야 한다"며, "원로목사와 후임목사가 서로 주님의 은혜 안에서 진심으로 사랑해야 세상과 다른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세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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