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과연 악인가?

사교육, 과연 악인가?

[ 기독교교육이야기 ] 유하워드 목사의 사교육과 신앙의 균형 사이 (6)

유하워드 목사
2017년 02월 14일(화) 14:07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게 믿음 없는 행위인 것 같아 죄책감이 들때도 있어요." 학원가에서 만나는 신앙인들의 얘기다.  신약 성경의 반 이상을 저술한 사도바울. 요즘 말로 그야 말로 전형적인 엄친아였다. 길기리아(Cilicia) 다소(Tarsus)출신이다.

요즘 말로 사통팔달(四通八達) 잘 빠진 무역도시인 동시에 스토아(Stoicism)학파가 꽉 잡고 있던 학구열 높은 교육중심지였다. 바울의 부모는 자녀교육에 대한 남다른 정성이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바울은 5세부터 조기교육을 시작하여 어린 나이에 모세오경을 뗐다. 10세 때는 율법 공부를 시작했다. 여기에 만족할 수 없었던 부모였던지 바울을 예루살렘의 가말리엘 대학에 보내서 당대 최고 교수인 가말리엘 1세로부터 밀착 수업을 받게 했다.

안드레가 갈릴리 호수에서 물고기 떡밥 던지고 있을 때 바울은 책과 씨름 중 이었다. 바울은 이중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금수저의 조건이기도 한 로마 시민권도 획득했다.

여기서 배울 점이 있다. 성경은 어디에서도 사도 바울의 공부 열정과 학업 배경을 나무라지 않는다. 사교육도 마찬가지다. 사교육의 태동은 부족한 것을 배우고 싶다는 순수한 갈망이다. 부모가 덜 쓰고 덜 먹어서라도 자녀만큼은 잘 되게 돕겠다는 본능적 열망이다.

성경 어디에서도 이러한 갈망과 열망을 불신앙이라고 못 박지 않는다. '수포자'는 초4부터 나온다는 말이 근거 없는 소문은 아니다. 요즘 초등학교 3, 4학년 수학교과서는 옛날에 비해 개념도, 문제 처리 방식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교육의 도움을 빌리는게 정말 믿음 없는 행위일까?

자녀 학업에 관심이 많다고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사교육을 안 시킨다고 우쭐할 이유도 없다. 교육 환경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한에서 적절하게 활용하면 그만이다. 사교육과 공교육은 '불신앙'이고 대안학교나 재택학습(home schooling)은 '참신앙'이라는 말도 무리한 주장이다.

단, 사도바울은 분명히 밝힌다. 자신에게 유익했던 모든 것은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것보다 소중하지 않았다고.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빌3:7~8)

그래서인지 성경의 수많은 인물들이 좋은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웅이 되곤 했다. 교육은 그저 인간됨의 작은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교육이 아니다. 의지의 대상이 사교육인 게 문제다. 옆집 아이보다는 더 시켜야 하겠다는 비교의식이 문제다. 사교육 못 시켜 준다고 기죽는 게 문제다. 예수님을 아는 지식으로 당당하지 못한 게 문제다. 문제는 사교육 자체에 있지 않고 사교육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