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망을 담은 소리

새해 소망을 담은 소리

[ NGO칼럼 ]

현재우 원장
2017년 02월 07일(화) 15:31

늘 새해를 맞을 때마다 기쁨과 소망과 함께 여러 조각의 부담과 걱정들이 따라붙곤 하였다. 유독 올해에는 우울한 새해맞이를 하였다. 개인적으로 어머니께서 지난 봄 오월에 소천 하셨기 때문이다. 작년 설엔 병원입원실에서 설을 맞이하였기에 제대로 세배를 드리지 못 한 것이 아쉽다. 더구나 소천하신 첫날은 영국에 가 있느라 곁을 지켜드리지 못해 더욱더 사무친다. 여느 새해와 달리 침울한 가운데 맞이하였지만, 우울함을 밝힐 소망이 담긴 소리들을 되새김 해본다.

먼저 소망을 담은 소리로는 닭울음소리다.
마침 올해가 음력으로는 정유년(丁酉年) 닭띠 해다. '꼬~ 끼오'새벽녘 힘찬 수탉울음소리는 마치 나팔소리와도 같다. 그리 크지 않은 몸집과 울대에서 어떻게 저렇게 우렁찬 소리가 나올까? 또한 '꼬꼬댁 꼬꼬꼬' 암탉소리는 알을 낳았다고 자랑 질 하는 것 같다.

흩어진 병아를 모을 때에 내는 어미닭의 울음소리에는 염려와 따스한 모정이 서려있다. 신약성서 마태(23:37)와 누가(13:34)에는 병아리를 품는 암탉처럼 주님께선 예루살렘을 품으시려 하셨지만 이를 거부하고 선지자를 죽이는 완악한 범죄를 어미 닭의 예를 들어 꾸짖으신 장면이 나온다. 사복음서에서 수탉울음소리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 할 때에 양심을 찌르는 극적효과를 담당하는 소리로 울려 퍼졌다.

다음으로는 갓난아기의 울음소리다.
말을 할 수 없는 아가들에게 가장 적극적이고 확실한 의사표현이다. 솔직히 아기를 키우다 보면 새벽단잠가운데 아기의 울음소리는 걱정과 긴장을 하게 하다가도 어떤 때는 부담스럽기까지(솔직히 짜증스럽기도) 하다. 작고 연약하여 보살핌이 많이 가지만 아기의 울음소리는 분명히 부모의 기쁨이요 가정에는 축복이고 나라와 민족의 희망이다.

그런데 매년 발표되는 통계에는 출산율이 저조하여 나라의 앞날이 걱정될 정도다. 특히 도시를 벗어난 농ㆍ어촌, 산골에서는 아기울음소리가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산부인과 병원이 폐원을 하고 학교가 문을 닫아 자물쇠를 매어단 채 쓸쓸히 마을 어귀를 지키고 있는 모습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 되곤 한다. 굳이 내 고향은 아닌데도 왠지 허전하고 먹먹함이 가슴에 내려앉는다. 시골에 갓 태어난 힘찬 아기울음소리와 운동장을 메아리쳤던 웃음소리들이 그립다. 그 소리들을 소망한다.

시골에서 멈춰버린 아기울음소리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서울에 자리한 아동양육시설들에서 메아리친다. 정겨운 시골동네에서 그쳐진 아기울음소리는 물 풍선 효과로 서울 아동양육시설에서 울려 퍼진다. 입양특례법이 개정되어 원 부모의 호적에 오르지 못한 아기들은 입양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아기를 버린 부모들은 미혼 부모다.

아기가 본인의 호적에 오르면 주홍글씨의 낙인 찍혀 버리기에 양육시설은 최선이 아닌 차선의 보금자리다. 비록 부모슬하의 온전한 양육환경은 아니지만 이 나라의 희미해져가는 아기울음소리가 이어질 수 있는 조그마한 징검다리다. 우리 아가들의 내일을 위해 나라의 밝은 앞날을 위해 기도와 도움의 손길을 부탁드린다.

현재우 원장   삼동소년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