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이민정책...한인교회도 우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이민정책...한인교회도 우려

[ 교계 ] 전세계 자국우선주의 확산, 한국 내 외국인들에게도 영향 미칠 가능성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2월 06일(월) 19: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 잠재적 테러 위험이 있는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중단시키는 초강경 반(反) 이민 정책을 시행하면서 세계적으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이 행정명령에 대해 연방법원은 중단을 요구했으나, 결국 대법원 판결까지 가게 될 것으로 보여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슬람국가에 대한 트럼프의 이러한 극단적인 정책은 사실상 반이슬람 정책으로 종교갈등으로 번질 소지가 있으며, 지난해 영국의 브렉시트처럼 자국 우선주의를 전세계적으로 확산시켜 난민들의 인권과 안전이 위험해 빠지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기조가 확산되면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지 않은 우리 교포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미국의 한인교회에서도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발효되자 미국의 종교지도자들은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 자신들의 영적인 전통과 미국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 CNN 등은 지난달 31일 미국의 개신교, 가톨릭, 유대교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기자회견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참석한 종교지도자 중 미국장로교  PCUSA 총회의 공적증언부 총무 J. 허버트 넬슨 목사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다. 대통령과 행정부가 난민과 관련한 해로운 결정을 보류할 것을 요청한다"며 장로교인들은 테러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예수님도 난민으로서 세상에 오셨고, 그 예수님 안에서 신앙을 고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NCC 총무 짐 윙클러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난민의 입국을 막기 위해 세운 정책에 따르면 요셉과 마리아, 예수님은 우리 국가에 들어올 수 없게 됐다"며 비판했다.
 
이러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 한국의 외국인선교 전문가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섬공동체 대표 유해근 목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영국의 브렉시트와 같이 난민들을 받지 않기 위한 고립주의의 일환으로 난민을 받지 않겠다는 자국이기주의가 세계적인 추세가 될 것 같아 우려된다"며 "1930년대 후반 독일의 나치즘이 극우민족주의를 가지고 독일민족을 통합한 후 전쟁까지 이어졌던 극우 민족주의의 역사적 뿌리를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유 목사는 "우리 사회도 청년 일자리의 부족 등 경기 침체 장기화를 겪고 있는데 이런 때에 외국인 문제에 대해 누군가 불을 지르면 우리 사회 이주노동자에 대한 반감이 일어날 수 있다. 최근 인터넷에 안티다문화주의에 대한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며 "우리나라처럼 인구증가가 되지 않는 나라가 외국인 유입이 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세계인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교회가 앞장서서 이야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안산이주민센터장 박천응 목사는 "지난해 브렉시트나 이번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보호무역주의의 일환으로 국경을 높이고 세계의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이러한 결정은 자신들의 수탈을 정당화하기 위해 세계화를 주창했던 자신들의 논리를 스스로 뒤집는 것으로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본논리가 잘못 되었음을 노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목사는 "교회적으로 보면 그동안 유럽 중심의 선교 패권주의가 있었는데 현재 유럽 중심의 기독교는 몰락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미국 패권주의 강화 시도는 성서에 손을 얹고 대통령 선서를 하는 대표적 기독교 국가의 몰락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기독교의 본질에 대해 전세계 기독교인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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