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대'가 일어나는가?

'다른 세대'가 일어나는가?

[ 논단 ]

박봉수 목사
2017년 01월 31일(화) 16:28

박봉수 목사
상도중앙교회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5 인구주택 총조사 종교인구 표본 집계'에 대해 말이 많다. 특히 기독교 내부에서 '123만이나 되는 큰 폭의 증가'라는 결과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는데, 어떤 이들은 발표대로 지난 십년 동안 교세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교계의 노력이 열매를 맺은 것으로 분석한다. 또한 어떤 이들은 '샤이 크리스찬(shy Christian)'들이 지난번과 달리 소신껏 조사에 응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힌다. 그리고 발표 내용이 실제 교세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소위 가나안 교인들의 증가와 이단의 확산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어쨌든 의외의 결과에 대해 기독교 내부에서는 싫지는 않으면서도 당황해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발표 내용에는 더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다. 바로 연령별 집계이다. 우선 전체 기독교인의 비율은 19.7%로 나타났다. 그런데 청소년이라고 할 수 있는 15~19세 기독교인의 비율은 20.5%이고, 청년이라 할 수 있는 20~24세의 기독교인의 비율은 18%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청소년이나 청년의 기독교인의 비율 역시 전체 기독교인의 비율과 비슷한 것이다. 그런데 기독교 청소년 사역단체들이 제시하는 우리나라의 청소년 복음화율은 3.8% 정도고, 청년 사역단체들이 제시하는 청년ㆍ대학생 복음화율 역시 3~4%이다. 실제 목회 현장에서 대부분의 사역자들이 체감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면 이런 차이가 왜 일어난 것일까? 무엇보다 설문의 차이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인구 총조사는 '종교가 있느냐'를 묻고, '있다면 어느 종교냐'고 묻는다. 이에 비해 사역 단체들의 질문은 '교회 다니느냐'를 묻거나 '신앙이 있느냐'고 묻는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거나 어려서 교회를 다녔지만 현재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청소년과 청년들의 경우 종교를 기독교라고 답하지만 '교회를 다니느냐' 또는 '신앙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있다고 답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과거에는 신앙을 가졌지만 현재는 신앙의 흔적으로 기독교라는 종교만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이 차이의 크기이다. 종교가 기독교라고 답한 사람이 청소년의 경우 20.5%이고 청년의 18%이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청소년은 3.8%이고, 청년의 경우 3~4%이다. 그 차이가 청소년은 16.7%, 청년은 14~15%나 된다. 그러니까 15% 정도의 청소년과 청년이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거나 어려서 교회를 다녔지만 현재는 기독교 신앙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런 결과는 사사시대 초반의 상황을 연상케 한다. 사사기 2장 10절을 보면 '여호수아가 죽은 뒤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여호와를 알지 못하는 다른 세대들이 일어났다'고 기록하고 있다. 저들이 이스라엘 백성이면서도 여호와를 믿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부모세대로부터 전수된 신앙을 버리고 이스라엘 백성이면서도 하나님을 섬기지 않는 세대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신앙을 전수받은 믿음의 다음세대는 사라지고, 믿음이 없는 다른 세대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앞의 통계는 이런 사사시대의 영적인 위기가 우리에게도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회와 믿음의 가정에서 예수를 믿지 않는 다른 세대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 가정 안에서 믿음의 대잇기에 문제가 생기고 있고, 교회가 다음세대를 믿음으로 세우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추세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칫 한국교회가 사사시대와 같은 영적인 어둠의 시대를 맞게 되지나 않을까 심히 염려가 된다.

이제 한국교회와 믿음의 가정들은 무엇보다 믿음의 다른 세대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믿음의 가정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믿음의 대잇기에 최선을 대해야 하고, 각 교회는 교회학교를 통해 믿음의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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