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문단의 저변 확대 기대

기독문단의 저변 확대 기대

[ 문화 ] 제17회 기독신춘문예 시상식, 신양옥(시), 박혜진(소설) 당선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1월 24일(화) 10:34
   

기독 문학인들의 등용문인 한국기독공보 기독신춘문예 시상식이 지난 12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7층 강당에서 열려 교계 관계자 및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기독문인의 탄생을 함께 축하했다.


올해 17회를 맞은 본보의 기독신춘문예는 10월부터 12월까지 시와 소설 2개 부문에서 응모를 진행했으며, 최근 심사를 완료한 끝에 시 부문(고훈목사 문학상)에 신양옥 권사의 '꽃피는 포도나무', 소설 부문에 박혜진 씨의 '평화로운 나라'를 선정해 이날 시상했다.
 
142명이 700여 편의 작품을 응모한 시 부문에서는 심사위원들이 당선작 선정을 두고 고민한 작품이 당선자인 신양옥 권사(전주중부교회)의 '낱알의 방'과 '꽃피는 포도나무' 두 편이었을 정도로 시적 비유가 탁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 시 부문 심사위원 시인 권택명 장로는 "시인은 언어의 연금술사가 되어 언어끼리 긴장관계를 갖게 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신영옥 시인의 시는 '낱알이의 방'과 '꽃피는 포도나무' 등 제출한 시 모두 수준이 매우 높아 당선작으로 뽑는데 주저함이 없었다"며 "앞으로 기독 시단을 더 빛내고 한국과 세계의 문단을 빛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또한, 권 장로는 "신 권사의 작품 중 선정이 되지 않은 작품 중에서도 '햇볕은 풀 등을 차고/통 통 통 달려오고, 뒤따라온/하늘이 확 열린다(우르르, 초록)', '바람의 층계가 투명하게 보일 때까지/새들은 가장 먼저 꿈꾸는 빛깔로 노래하는데(새벽, 꿈꾸는 빛깔)' 같은 시적 비유가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습작의 내공을 느끼게 했다"며 "절망 가운데서도 희망을 노래해야 하는 신앙시의 본질을 갖춘 시"라고 평가했다.
 
신양옥 권사는 수상 소감을 통해 "시는 저에게 기쁨이자 치유였고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 힘이 되어 주었다"며 "어둠 안에서 빛 부스러기를 꺼내는 것처럼 고통 속에서도 시 쓰기만은 놓을 수 없었다. 기쁜 소식을 주신 심사위원님들과 한국기독공보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30명의 작가가 응모한 소설 부문에서는 민감할 수 있는 동성애의 소재를 인간애를 바탕으로 그 고통을 치열하게 인식한 박혜진 씨의 '평화로운 나라'가 선정됐다.
 
소설 부문 심사위원 소설가 현길언 교수는 "이번 당선작은 동성애자를 소재로 한 작품인데 이데올로기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한 인간에 대한 접근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인간의 본질에 접근했다"며 "성경은 수많은 죄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이 구원을 받기 위해 자기 죄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죄를 인식하는 일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이를 통해 나와 하나님의 관계, 나와 이웃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당선작은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 교수는 "당선작은 우선 문장이 다듬어져 있고, 동성애자의 문제를 자기 것으로 수용하면서 객관화하고 있으며, 부정과 비판보다 고통으로 인식함으로 그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문제를 자기화 해서 차분하게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수상자인 박혜진 씨(드림교회)는 "이제는 숨어서 글을 쓰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글 쓰고 있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며 "취업하기도 어렵고 꿈을 꾸기 힘든 세상에서 저의 작은 이야기들이 힘들고 지친 사람들을 따스하게 안아주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그동안 17회째 진행되어온 기독신춘문예에 대해 문인들이 감사와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시인 권택명 장로는 "해마다 시부문은 600~700편, 150명 정도의 시인이 응모하는데 이렇게 많은 작품이 온다는 것은 기독신춘문예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이라며 "시 부문 당선자들의 모임도 지속되고, 계속해서 신인을 배출한다는 점에서 기독 시문단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 이 부분에서 기독공보의 기여가 크다"고 평가했다.
 
소설가 현길언 교수는 "만해문학상은 불교계가 진행했지만 세계적인 상이 됐는데 아직 기독교계에는 이런 상이 없다"며 "한국기독공보가 이런 사업을 선도해 17년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한국기독공보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제17회 기독신춘문예는 지난해 여러 어려움으로 행사가 진행되지 못했으나 특히 시인인 안산제일교회 고훈 원로목사의 후원을 통해 2년만에 다시 재개되었으며, 이번 시 부문 수상작은 고훈 목사의 문학정신을 살려 '고훈 목사 문학상'으로 시상했다.
 
참신하고 역량있는 기독 작가 발굴을 통해 기독문학의 부흥과 발전에 기여해 온 기독신춘문예는 지난 17년 동안 100여 명의 신인작가를 발굴하는 데 앞장서 왔다.
 
특히 시부문 당선자들은 지난 2006년부터 신춘기독공보 동인회(회장:이철건)를 조직, 매년 동인지 '구름 위의 돌베개'를 발간하며, 지금까지 11번째 모음 시집을 발표한 바 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