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교육 현장, 정말 소망이 없을까?

한국의 공교육 현장, 정말 소망이 없을까?

[ 기독교교육이야기 ] - 초ㆍ중학교 부모들에게

유하워드 목사
2017년 01월 11일(수) 10:55

결론부터 말한다. 미취학ㆍ초ㆍ중을 포함한 기초 교육 환경은 한국이 세계 정상급이다. 세계적 공신력을 자랑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국학평,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를 소개한다. 약 70여 개의 잘 사는 나라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만 15세 학생들의 독해, 수학, 과학 등의 수양 수준을 파악하는 시험이다. 2009년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독해 1, 2위, 수학 1, 2위, 과학 2, 4위를 차지했다. 2012년에도 같은 순위였다. 반면에 미국은 독해 17위, 수학 26위, 과학 21위에 그쳤다.

국학평 결과가 암시하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한국 아이들은 국내에서 최상급이 아니더라도 이미 세계 평균 대비 우수한 실력자라는 것. 왜냐하면 국학평의 평가 대상자는 국가 대표급 학생들이 아닌 임의로 선택된 일반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각 나라의 중2 학생들만 놓고 평가한 연구 결과다. 미국 아이들은 전체의 7%만이, 한국 학생들은 47%가 전 세계 상위권이라는 발표가 있다. 한국의 기초 교육 환경, 소문만큼 열악하지 않다.

최근 영국의 교육부장관 니키 모건(Nicky Morgan)의 국가교육개혁 의지가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나라의 초등학생 3명 중 1명은 제대로 읽거나 쓰지 못하며 간단한 곱셈도 못한다." 그녀의 개혁 내용은 대단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졸업 전에 구구단을 외우게 하자는 것, 심한 철자법이나 문법 오류 없이 일기 정도는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아닌가?

한국에서 우수한 아이들은 특정 지역에만 몰려 있다고 오해하는 부모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언론의 조사에 의하면, 전국 500위 안에 드는 초등학교가 강남 3구에는 단 6개뿐. 요즘 각광받는 강북구의 OO사립초 그리고 중구의 OO사립초도 각각 441위, 661위였다. 교육부의 '제13회 전국 100대 교육 과정 우수 학교 선정 결과 발표'에 의하면 최우수 학교는 충남 공주, 경북 포항, 전남 녹동 등에 있었다.

나는 그 중 한 곳을 정기적으로 방문 중이다. 정말 좋다. 강남 3구 외곽 지역이나 지방에서 살다가 중ㆍ고등학교 시절 대치동에 입성해 강남출신들을 여유 있게 따돌리는 학생들을 많이 본다. 아이가 잘 따라와 준다면 어디서든 수준 있는 기초학습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갖춰진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외국에서 영국식 중ㆍ고등학교를 졸업, 미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으신 조벽 교수님. 교수님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으로 저명하신 분이다. 1990년대 중반 서울대 객원 교수로 초빙 받아 자녀를 데리고 입국했다. 도처에서 국제학교나 사립학교에 입학시키라는 말을 뿌리치고 아이를 대학교 후문 방향에 있는 공립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이에 대한 조 교수의 회상이다.

"우리는 큰 아이가 마을버스 타고, 정류장에 내려서도 언덕을 한참 올라가야 하는 그 학교에 다닌 것을 지금도 참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 어떤 이들은 한국의 어떤 점이 미국보다 훌륭하다고 믿기에 아이들에게 겪어 보게 하고 싶은 것일까 의아해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나와 아내가 보기에는 너무 많아 일일이 다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남의 나라는 좋고 우리 나라는 별로라는 말에 휘둘리지 말자. 아이들 좋은 학원 못보낸다고, 유학 못보낸다고 좌절하지 말자. 한국의 공교육 현장, 소문 같이 열악하지 않다. 적어도 미취학ㆍ초ㆍ중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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