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회 총회 주제 해설 (완)종교개혁과 한국교회의 과제

제101회 총회 주제 해설 (완)종교개혁과 한국교회의 과제

[ 특집 ] 복음의 능력, 사회에 보여줘야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6년 12월 15일(목) 08:22

종교개혁의 후예들은 그 신앙, 신학, 삶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켜왔다. 종교개혁은 제네바와 유럽의 정치지형을 바꾸고, 새로운 지식시대를 여는 과학혁명의 씨앗을 뿌리고, 새로운 시대의 경제시스템의 토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므로 종교개혁의 정신은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신앙으로써 오직 말씀, 즉 복음의 능력을 오늘의 시대 속에서 삶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칼뱅에게 하나님은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의 주권을 가지신 분이다. 그는 물질이 교회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세상의 가난한 자들을 위해 쓰여야 하며 이를 통해 세상의 질서가 바로 잡혀야 한다고 보았다. 그에게 경제는 신앙의 중요한 척도요 교회의 과제였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종교개혁자들이 강조한 주제들을 인식하면서 오늘의 경제 질서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바로 세워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경제 문제를 신학적으로 접근할 때, 종교개혁이 지향하고 있는 공동체적 연대성을 모색하는 방식들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21세기 우리의 종교개혁 역시 사회적 책임과 연대성을 확대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21세기 종교개혁의 후예들은 칼뱅주의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는 이분법적 논쟁에 머물지 않고, 기독교적 경제 윤리와 사상이 우리의 현실 경제 시스템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구체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공공신학(public theology)은 20세기 후반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등장한 현대 신학적 사조이지만 그 원리를 살펴본다면 이미 종교개혁의 주장들과 공통된 부분이 있으며 공공신학의 사상적 싹이 싹트고 있다. 

루터의 신학은 이 세상 삶의 전 영역으로 그리스도인을 불러내고 있으며, 공적인 삶에 어떤 신성을 부여해준다. 칼뱅 역시 신학의 공공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자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공공신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교회가 대사회적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교회가 사회의 소통을 통해 편견을 버리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회변화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공공신학이 관심해야 할 분야들은 매우 다양하다. 종교개혁이 유럽의 정치지형을 바꾸고 결과적으로 근대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본다면, 신학과 보다 나은 정치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면서 새로운 정치 지형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종교개혁의 사상들은 제도권 내에서의 종교적 사유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불합리성에서 탈피하려 노력하였다. 말씀 안에서 적극적으로 이성과 경험의 역할들을 존중하고, 그것에 신학적 정당성을 제공함으로써 학문의 분화 및 지식의 축적을 통한 과학혁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결과가 가능했던 것은 종교개혁이 당대의 인문정신을 존중하면서 끊임없이 대화함으로써 새로운 근대인을 배출하는 교육제도를 제안 구성하는 데에 앞장섰기 때문이었다.

인문학적 소양의 구비는 오늘날 목회자뿐만 아니라 성도들에게 요청되는 과업이다. 이것은 단순히 인문학이라는 특정학문과의 대화라기보다는,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과 관점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면서도 이 세상 속에 하나님 나라가 실현될 수 있는 삶의 자리에 대한 구체적 고민의 장이 우리에게 필요함을 의미한다. 

특별히 과학과의 대화는 더욱 필요하다. 종교개혁은 근대적 사고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사상적 기반이었고 결과적으로 과학혁명을 촉발시킬 수 있었다. 기독교와 과학의 바람직한 관계는 서로의 자리와 역할을 인정하고 상호 탐구하는데 있다. 종교는 과학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성취해야 한다. 동시에 과학은 종교와의 대화를 통해 그 한계 안에서 인류 공동체의 진보로 나아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천해야 할 필수적 과제는 종교개혁이 발견한 평신도의 의미를 복원하는 것이다. 또한 종교개혁이 그토록 반대하였던 성속 이분법에 근거한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이 중세 가톨릭을 방불케 하는 목회자 중심주의로 오히려 강화된 현실 등은 주요한 이 시대의 개혁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 정치의 현실은 이제 더 이상 목회자와 장로들의 힘에 의존할 수 없는 구조적인 과제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장로교회는 1907년 장로교직제를 정비한 다음, 장로교회 정치적 전통을 비교적 잘 보존해 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평신도 교역직에 대한 이해가 약해서 목회자와 장로들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인 위계구조와 권위주의가 약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집사는 원래 교회 내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교회 밖으로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를 실현하는 직분이었다. 이와 함께 여성들과 청년들의 정치참여가 제한받고 있는 현실도 교회의 위계적인 구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21세기는 여성들과 청년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지도력을 발휘할 시대이다. 

우리는 평신도들의 민주적 참여요구에 부응하면서 대의정치를 상징하는 장로제를 어떻게 유지해 가야 할 것인가라는 시대적 과제를 떠안고 있다. 항존직을 종신직으로 생각하며 유지하였던 장로제도를 과감하게 임기제로 돌리는 교회들도 생겨나고 있다. 

교회 안팎으로 교회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시대다. 외부적으로는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상이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위기의 시대다. 

내부적으로는 소수의 지도자들이 의사결정권을 남용하고 그 정책의 집행 뿐 아니라 운용에 대한 감사마저 독점하는 것에 대해 우려와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시대다. 자신의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공적 영역에서 드러내는 데에 위협감과 열등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교단과 교회가 갖고 있는 전통적 신앙과 그 표현양식을 복고적인 태도로 고집할 것이 아니다. 전통 안에 담겨 있는 성경적 원리와 정신, 신학적 / 역사적 원리 들을 존중하면서도 그러나 시대정신을 반영하여,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한 회중들의 참여를 담보하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종교개혁이 교회안의 개혁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의 개혁으로 이어진 까닭은 평신도들이 개혁의 주체로서 역할을 감당했음을 기억하면서 평신도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있는 일터와 공동체, 사회가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구현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바로 그곳이 소명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신앙과, 전문성, 윤리성 실현을 위하여 애씀이 21세기 종교개혁의 후예로서의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삶은 일터신학과 영성의  재발견을 통해 가능하며 그 원천은 바로 종교개혁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갈 때 가능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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