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맺기 2 - 호흡하기

관계맺기 2 - 호흡하기

[ 기독교교육이야기 ] 김용재 목사의 1318나눔talk

김용재 목사
2016년 12월 14일(수) 09:55

"목사님, 그럴 때는 깊은 호흡을 여러 번 반복하셔야 해요."
한 상담사가 내게 말했다. 아무리 청소년 사역 전문가라 하더라도 아이의 어떤 모습 때문에 갑자기 화가 끓어오를 수 있다고. 그럴 때에는 깊은 호흡을 반복해서 해야 한다고. 그러면 심장 박동이 안정을 찾게 된다고. 그 후에 아이와 대화를 이어가라고.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았고.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어리석은 나에게 어느 상담사가 간절한 표정으로 권면해준 이야기다.  

며칠 후, 한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이의 표정과 태도 때문에 나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얼마나 화가 나던지 몽둥이로 사정없이 때리고 싶을 정도였다. 바로 그 순간 상담사의 권면이 생각났다. 천만 다행이다. "잠깐 쉴까?"라고 양해를 구한 후, 나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변기 위에 걸터앉아 천천히 깊은 호흡을 했다. 세 번. 화가 사라지지 않는다. 다섯 번. 그대로다. 열 번. '내가 조금 전에 왜 그렇게 흥분했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분한 마음과 태도로 그 아이와의 대화를 잘 마무리 했다.

건강한 관계 맺기 위해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해도 아이의 태도 때문에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차분하게 대화하려고 해도 감정 조절이 안 된다. 말투가 거칠어지고 표정이 굳어진다. 속으로 기도해도 안 되고, 배워둔 대화법을 적용하려고 애써도 안 된다. '아이에게 이토록 분노하다니…', '그 순간을 못 참고 짜증을 내고 말다니…', '아무래도 신앙이 너무 약한 것 같으니까…',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 같으니까…' 그래서 교사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데까지 이른다.  

그렇게 자책하지 말라. 그런 상황에서 당신이 평정심을 잃게 되는 이유는 신앙이 약해서도, 인격 수양이 덜 돼서도 아니다. 예측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란 몸이 반응하는 것이다.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뛴다. '화를 내면 안 돼.' '차분하게 대화 해야지' 속으로 읊조려도 소용없다. 빨리 뛰느라 심장은 당신의 말을 듣지 못한다. 응급환자에게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듯이 당신은 심장을 위해 '호흡하기'를 해야 한다. 깊은 호흡을 반복하는 동안 심장은 안정을 찾는다. 화가 가라앉는다. 

평소에도 '호흡하기'를 연습하면 좋다. 설교를 들을 때 산책을 할 때 드라마를 시청할 때 대화할 때 언제든지 깊이 호흡하라. 코로 들숨을 입으로 날숨을 쉬라. 호흡이 깊어지면 몸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음성이 안정감을 갖는다. 어른의 음성이 낮아질수록 아이의 실행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편안한 몸과 마음을 통해 들려오는 따듯하고 차분한 음성이 아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아이들을 쉬게 한다. 아이들의 영혼을 호흡하게 한다.  

<다세연 대표, 숲속샘터교회 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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