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과제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과제

[ NGO칼럼 ]

이진형 목사
2016년 11월 29일(화) 14:39

"기후변화는 조작(hoax)이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도널드 트럼프가 한 말이다.

사람들의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는 기후변화는 대기, 기상, 기후 학자들이 한결같이 인정하고 있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특히나 올해는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북반구의 여름 기온과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이 관측사상 가장 높은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는 기후변화의 징후가 가장 분명한 해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반복적으로 대규모 홍수의 피해를 입고 있는 방글라데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사라진 태평양 섬나라 비투아누, 얼음이 녹아 전통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진 알래스카, 영구동토층이 사라져 초원의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몽골, 오랜 가뭄이 지속되어 농업이 어려워진 에디오피아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기후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오바마 정부의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국가들은 지난 2015년 천신만고 끝에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온실가스배출 감축에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지구 기온의 상승폭을 2도보다 낮게 유지한다'는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 협정이 강제성이 없는 데다 기후변화의 상승폭을 지나치게 높게 허용하는 등 현재의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응하기에는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가 여전히 기후변화를 조작이라고 말하고 있는 이유는 그가 속한 미국 공화당이 미국 석유석탄산업계의 지지와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변화에 있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에 있다. 한국 정부는 말로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겠다고 하면서도 이미 54기나 있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앞으로 19기나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석탄 산업에 수조 원을 투자하고,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을 개정해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공식적으로 폐기했으며, 환경부가 담당하던 기후변화 정책 업무를 국무조정실이 맡게 하고, 배출권거래제 업무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는 등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키는 정책으로 인해 '클라이미트 홈'이라는 기후변화 감시 언론에 의해 대표적인 '기후악당' 국가로 등극되는 또 하나의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현 정부는 국민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방면의 실정으로 "이게 나라냐?"는 원성을 들은 지 오래다. 게다가 이제는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의 검찰수사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있다. 뭐가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싶겠지만, 이제 거기에 더해 환경문제에 있어서 기후변화의 역주행으로 세계의 모든 시민들로부터 "대한민국, 너희도 나라냐?"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여러모로 현 정부는 어서 빨리 자신의 무능력함과 무지함을 고백하고 새롭게 나라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그 자리를 내어주는 게 옳다. 그 길만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가장 현명하고 시급한 선택인 것 같다. 그리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함께 사막화가 진행되는 몽골에 나무를 심는 것을 권한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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