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유일한 삶의 디딤돌이고 반석이고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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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터, 500년의 현장을 가다 ] 루터 500년의 현장을 가다 <2> - 루터의 시작과 끝을 호흡하는 아이스레벤(Eisleben)을 찾아서

김만종 목사
2016년 11월 22일(화) 13:59

루터의 생애를 좇아 그 현장을 함께 걸어보고자 시작한 루터의 종교개혁지 순례 두 번째 글에서는 이제 그의 출생과 죽음을 돌아보고자 한다.

종교개혁은 한 사람이 깃발을 들며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중세 유럽 교회의 부패와 중세 계급사회의 억압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고통을 토양으로 역사 속에서 이미 진행 되고 있었다.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 1320-1384)와 얀 후스((Jan Hus, 1372-1415) 등의 선구적 개혁자들이 뿌린 씨앗은 이미 유럽 민중들의 가슴에서 조금씩 그 생명력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하나님은 한 사람 마틴 루터(Martin Luther)를 중심에 세워 종교개혁의 뜨거운 역사에 불을 붙이셨다.

▲ 루터의 생가

## 루터의 출생

아이스레벤(Eisleben)은 994년 처음으로 문서에 그 이름을 알리고, 12세기에 도시의 지위를 얻은 독일 작센-안할트(Sachsen-Anhalt) 주에 속한 중세의 유서 깊은 작은 도시이다. 이 작은 도시로 현대인의 발걸음이 모이는 이유는, 마틴 루터가 태어나고 사망한 곳이기 때문이다.

아이스레벤은 루터의 생애에서 처음과 마지막의 시간을 보냈던 곳이다. 루터는 아이스레벤에서 태어나 삶을 시작했고, 아이스레벤에서 삶을 마쳤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의 삶과 죽음 사이에 놀라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그려 넣으셨다.

그 역사의 영향력은 500년이 지난 지금도 또 교회가 존재하는 여든 시간에 미치게 될 것이다. 루터가 아이스레벤에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지나칠 수 없는 역사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고, 수많은 루터의 기록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 숨을 함께 쉬듯 아이스레벤을 함께 돌아보자.

루터의 출생은 아주 평범했다. 1483년 11월 10일 농부였던 아버지 한스 루터와 지역 명문가의 후손이었던 어머니 마가렛 루터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루터의 아버지 한스는 농부로 태어났지만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한스가 결혼 할 당시 그의 친구들은 농부인 한스가 어떻게 마가렛 같은 명문가의 여인을 얻을 수 있었을까를 이야기 했을 만큼 한스는 상당한 욕망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런 성향대로 한스 루터는 만스펠트(Mansfeld)로 이주하여, 처음에는 광산 노동자였지만 이어서 광산의 지분을 갖는 자영 관리인이 되어 신흥 부유계급으로 자리를 다져 나갔고, 이런 아버지의 성향은 마틴 루터의 성장과 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루터는 당시의 문화를 따라, 태어난 다음 날인 11월 11일에 생가에서 가장 가까운 교회인 성 베드로-바울 교회(St. Petri-Pauli-Kirche)에서 그 날의 성인인 '마틴'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그 후 아버지가 광산 노동자로 일하기 위해 만스펠트로 이주하기까지 4개월 여를 아이스레벤에서 살게 된다.

루터 생가 전시관의 제목은 "내 존재는 여기에서 시작 된다 - 마틴 루터와 아이스레벤"이다. 루터가 아이스레벤에 머문 시간은 짧았다. 하지만, 그가 남긴 위대한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호흡하며 발걸음을 떼었기에 아이스레벤은 충분히 아름답고 가슴 뛰는 곳이다.


루터의 생가(Luthers Geburtshaus)
주소: Lutherstraße 15, 06295 Eisleben

루터의 생가는 평범하고 전통적인 중세 가옥(Fachwerkhaus)이었다. 1689년 도시화재로 인해 소실되었던 것을 시에서 다시 구입하여 루터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1996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2005-2007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루터와 종교개혁자들의 모습과 광산노동자의 삶, 그리고 루터의 종교개혁에 대한 역사를 상설 전시중이다. 1층에는 루터가 생활할 당시의 중세 물건들이 고증을 거쳐 잘 복원되어 전시 중이며, 가장 의미 있는 것으로는 1518년에 만들어진 세례반이 있다.

성 베드로-바울 교회(St. Petri-Pauli-Kirche)
주소: Petrikirchplatz, 06295 Eisleben

▲ 성베드로-바울교회

아주 조그마한 도시였던 아이스레벤에 13세기 말에 후기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다. 이후 지역의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시 증축을 하여 15세기에 현재와 같은 교회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54m 높이의 첨탑은 1474년에 완성되었고, 내부의 제단이 완성 된 것은 1513년이다. 지금은 루터가 세례 받은 교회임을 알리기 위해 만든 현대식 세례우물이 방문객의 눈길을 끌게 한다. 뒤편으로 자리를 옮기면 루터가 세례를 받은 곳으로 알려진 작은 예배당이 있고, 옛 제단과 중세시대의 세례반 등을 볼 수 있다.

## 루터의 죽음

1483년 태어나서 1546년 사망에 이를 때까지 루터의 종교개혁 역사는 수많은 이야기들과 자료들로 넘쳐난다. 종교개혁을 시작해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비텐베르크(Wittenberg)에서 보낸 루터가, 죽기 겨우 한 달 전 다시 아이스레벤으로 돌아와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은 루터에게 아이스레벤이 얼마나 의미 있는 곳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루터는 종교개혁의 중심에서 거센 회오리와도 같은 바람을 버티어내며 헌신하다가 여러 가지의 질병으로 고생하게 된다. 1546년 루터는 이미 만성질병으로 자신의 죽음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 루터가 사망한 집

그런 건강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루터는 재산 다툼을 벌이던 만스펠트의 영주 형제들을 중재하기 위해 아이스레벤으로 돌아오게 된다. 영주가 제공한 집에 머물면서 중재를 마친 루터는 좋지 않은 건강에도 불구하고, 성 안드레아 교회(St. Andreaskirche)에서 설교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루터는 2월 14일 마지막 네 번째 설교를 하다 쓰러지게 된다. 그렇게 쓰러진지 4일 만인 2월 18일 심장마비로 자신이 써 나가던 개혁 역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루터는 마지막까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설교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루터는 죽는 순간까지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했다. 루터의 생애는 자신이 했던 이 말 안에 모두 녹아 있지 않을까.

"우리는 거렁뱅이입니다. 이것은 진실입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것이 부유하게 되었습니다." 죄의 문제를 고통스러워했고, 깊은 고통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만이 구원의 길임을 발견하고 외쳤던 그에게, 예수는 유일한 삶의 디딤돌이고 반석이고 요새였다.

숨 쉬는 모든 시간이 하나님께 저당 잡힌 시간이라고 고백했던 시대의 개혁자 루터는, 자신이 태어난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건물 3층 관 안에 그대로 숨 쉬고 있다.

루터가 사망한 집(Luthers Sterbehaus)

주소: Andreaskirchplatz. 7, 06295 Eisleben

루터가 사망한 방은 길 쪽으로 난 3층의 가장 큰 방이다. 루터가 사망한 집은 1865-1868년에 대대적인 수리 공사를 거쳐 루터의 박물관으로 만들었고, 루터의 마지막 시간들을 잘 전시해 두고 있다. 루터가 사망한 방에는 루터 시대의 관이 놓여 있어, 그의 죽음의 시간을 더 깊이 느끼게 한다.

▲ 성 안드레아 교회

성 안드레아 교회(St. Andreaskirche)
주소: Andreaskirchplatz, 06295 Eisleben


성 안드레아 교회는 1180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지금의 모습은 15세기 말에야 갖추게 된다. 내ㆍ외부 모두 후기 고딕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루터가 죽기 전 마지막 설교하던 교회로 더 유명하다. 루터는 2월 14일 자신의 마지막 설교를 하다 쓰러져,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죽게 된다. 교회 안에는 루터가 설교하던 설교단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루터기념비(Lutherdenkmal)
주소: Marktgasse, 06295 Eisleben

청동으로 만들어진 루터의 기념동상은 마을의 중심인 시장광장에 1883년에 세워졌다. 왼손에는 성경을 들고 있고, 오른손에는 교황의 파문문서를 들고 있다. 4면에는 바르트부르크(Wartburg)성에서의 성서번역, 가톨릭 신학자 요한 엑(Johannes Eck)과의 토론, 선의 승리와 악의 패배 등의 조각들이 새겨져 있다. 

▲ 루터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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