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상대를 위해 내가 성장하기

관계, 상대를 위해 내가 성장하기

[ 기독교교육이야기 ]

김용재 목사
2016년 11월 01일(화) 16:26

"목사님, 나 얘 안 만져요. 아이 정말…"

사귄 지 100일 된 기념으로 데이트하는 아이들을 세워두고 내가 말했다. "너, 이놈이 선물 주면서 뽀뽀하려고 하면 '안 돼!'라고 말해야 한다. 알았지? 나 따라해 봐. '안 돼!'", "옷 속으로 손을 넣어서 더듬으려고 하면 '안 돼!'라고 해. 알았지? 자 크게 따라해 봐. '안 돼!'" 여자 아이에게 열을 내며 얘기하는 나에게 남자 아이가 짜증 섞인 투로 말했다. "목사님, 나 얘, 안 만져요.”

그 아이들은 100일 단위로 기념일을 챙겼다. 200일, 300일, 400일 기념… 나중에 결혼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 아이들이 교제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통제는 환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바심에 "손만 잡고 다녀라." "뽀뽀 심하게 하지 마라." "몸 속 더듬지 마라." 등등을 강조한들 "예~ 명심하겠습니다"라고 하겠는가? 설사 대답은 해도 자기들끼리 뭘 하는지 내 어찌 알겠는가? 그렇다고 아이들이 만날 때마다 따라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아이들이 좋은 관계를 맺는데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아니 사실은 사고(?)가 발행하지 않기를 정말 간절히 기도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이 깊어질 때, 스콧 팩 박사의 말이 생각났다. 그는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 나의 성장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그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를 정말 사랑한다면, 사랑이 상대의 성장을 돕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상대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 자기의 성장에 집중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한 달에 한번쯤 남자 아이를 개인적으로 불렀다. 그리고 말했다. "네가 사랑하는 그 여자 아이가 너를 만난 이후로 성장하고 있어?" 아이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들었다.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씩 계속 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것 밖에 없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날 즈음. 남자 아이가 찾아왔다.

"목사님, 사람이 성장한다는 게 뭐예요?" 기회가 왔다. "본질적인 부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거야. 너희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대해서 솔직하게 나누니? 읽은 책의 내용과 그것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나누니? 설교와 성경의 내용에 관해 종종 이야기하니?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어떻게 준비할 지 이야기하니? 그렇다면 너희는 성장하는 거란다.”

아이는 조금 어려워했다. 알아듣는 듯 못 알아듣는 듯. 그런 대화를 몇 차례 나눈 후에, 또 1년 즈음 지나 아이가 찾아왔다. "목사님, 내 여자 친구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뭔가요?" 드디어 기회가 왔다. "너는 네 여자 친구를 참 사랑하는구나. 네 여자 친구의 성장을 돕고 싶다면 너는 네 성장에 집중해야 한단다." 나는 그 후로 그 아이가 성장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아! 그 아이들은 1000일 가까이 사귀고 헤어졌다. 지금은 각 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다세연 대표ㆍ숲속샘터교회 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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