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었던 제101회 총회

아쉬었던 제101회 총회

[ 논단 ]

이상진 목사
2016년 10월 18일(화) 09:55

이상진 목사
황지중앙교회

필자는 본교단 제101회 총회에 큰 기대를 가지고 참석했다. 새로운 세기를 시작하는 총회, 종교개혁 500주년을 한 해 앞둔 시점, '다시 거룩한 교회로'라는 총회 주제, 역사와 전통 있는 교회에서 시무하는 엘리트 총회장, 그리고 무엇보다 세월호 가족들이 살고 있는 안산에서 회집한다는 사실이 더 큰 기대를 갖게 했다. 개혁교회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시대적 민족적 요청에 응답하는 교회로 새출발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원 교체 후 회무 처리를 하는 내내 직전 총회장의 사면 선언과 철회 관련 논의가 있을 때마다 장내가 고함과 호통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그런 중에도 친족 당회원 증원을 불가하는 결정과 신학대학교 총장 정년 조정, 신사참배 가결 회개 선언문 채택 등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한국장로교출판사 내규 개정과 이단사이비 관련 재론을 3년 간 하지 않도록 한 것, 그리고 여성총대 할당제 부결은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여러 노회가 헌의한 총회장 임기 연장은 토론도 못하고 1년 연구하는 것으로 끝나 안타깝다 

필자는 노회 서기로 봉사하며 처음 총대로 참석하게 됐다. 이후 20년 간 총대로 참석하면서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회무 처리 내내 자리를 지켜왔다. 총회 참석 11년차부터는 총회 개혁과 발전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환경보전위원회, 평신도지도위원회, 군농어촌선교부의 리더를 맡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4년 교회개혁예장목회자연대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나는 과연 교회 개혁을 말 할 수 있는가'라는 자책 때문에 새벽제단을 쌓으며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기도할 때마다 '나 역시 개혁의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힘들어하고 있다. 

사람은 각자 시각과 입장에 따라 이해가 다르고, 또 이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필자는 교회 개혁을 말하는 개혁연대를 섬기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개혁교회의 목사로서 금번 총회에 거는 기대가 어느 해보다도 컸었다. 그래서 실망도 많이 됐고 아쉬움도 많았던 것 같다.

특히 필자가 소속한 강원동노회가 헌의한 총회장 2년 상임제는 꼭 관철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발언도 준비했는데, 결국 한마디도 못하고 말았다. 그래서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주장하고 싶다. 

총대로서 현재의 1년 임기 총회장을 20년간 지켜보면서, 취임 후 약속한 정책을 4~5개월간 집행하다가 레임덕(lame duck) 현상에 직면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총회에서 신임원을 선출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금방 다음 부총회장 선거가 이슈로 등장한다. 

또한 해마다 선거를 치르다보니 후보자들은 물론 후보가 속한 교회와 노회까지 시간적 물질적 심적 손실이 많고, 선거 후 부작용도 큰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임기가 길면 길수록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기에, 적어도 시무교회를 사임하고 2년간 상임제로 활동하면 여러가지 문제를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이런 결정에는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한데 이번 총회가 최적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 따라서 필자는 총회 임원회에서라도 이 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 속히 실천하는 방법은 찾아보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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