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되겠습니까?

이대로 가면 되겠습니까?

[ 논단 ]

신동작 목사
2016년 10월 18일(화) 09:44

신동작 목사
전 부산장신대 총장
 

우리는 오늘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이대로 가면 되겠는가?'라고 자문해 보자. 중요한 정책 세미나나 전문 분야별 토론장에서도 어김없이 대두되는 과제는 '지금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발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질문은 사실 개인이나 교회나 노회, 총회의 정체성에 해당되는 심각한 질문이다. 모두가 개혁, 개선의 말들은 내놓지만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각론에 들어가면 별로 가슴에 와 닿는 대안이 없다. 

우리는 현재 처해있는 자리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부터 점검해야 한다. 객관적인 평가는 전문적인 안목과 정확한 수치와 기본적인 틀에 기준을 두어야 한다. 그러려면 전문 연구기관의 계속적인 연구와 토론과 실제 실행에 있어서의 단계를 면밀히 밟아가야 한다. 오늘날 우리의 시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쉽게 판가름하기 어려운 흐름 속에 밀려서 떠내려가고 있다. 한 가지를 잡고 깊이 생각하다보면 이미 다른 문제가 또 나타난다. 이 부분을 바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다보면 이미 또 다른 급한 문제가 길을 막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는 한국 교계를 넓게 보며 효율성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 한국 교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사회와 연관된 과제도 있다. 이것은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면 얼마가지 못해서 또 다른 문제로 비화한다. 이 과제들은 구체적인 연구를 통해서 대안을 만들어야 하고 그 대안을 매해마다 수정 보완하며 통계로 비교하고 실재 현장의 사실들을 찾아내어 비교 분석하며 해결의 길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정부 산하에도 보면 많은 연구기관이 있다. 대기업이나 대학교에도 여러 종류의 연구기관이 있다. 연구회가 많을수록 다양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거기서 내놓은 연구결과물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선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미래 지향적으로 연구회를 만들어 지속시킨다면 해가 갈수록 한국 교회의 발전에 큰 역할을 감당하며 본 교단이 한국 교계를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대안을 가지게 될 것이다.  

지금 각 곳의 교회를 보라. 목회자들의 모습을 보라. 힘겨운 영적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교회들은 부흥하지 못하는가? 그 원인은 교계가 시대를 이해하는데 둔하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같이 흘러가면서 시대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전문적인 상설 연구의 부재에 있다. 

국가나 공공기관이나 사업체들은 이미 전문 연구기관의 연구와 시정 방향과 미래의 예상까지 염두에 두고 내놓은 결과물을 가지고 지도급에서는 토론과 새로운 정책 입안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 교계는 어떠한가? 몇 종류의 연구기관이 있는가? 얼마나 지속하고 있는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연구기관이 생겼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총회나 노회는 상설 연구부서를 만들어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전문 인력은 목회자로만 구성하지 말고 신학교 교수들을 포함시켜 문제 연구를 위해 현장에 가서 실사하며 통계를 만들어 분석 정리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교계도 기초적인 연구기관을 설치해 나갈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 문제가 생기면 그때 연구위원을 구성하지 말고 좀 더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연구 과제를 선택해서 연구를 함과 동시에 이 결과물을 가지고 토론과 비평과 수정을 거친다면 이 과정에 다른 어느 단체보다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총회의 지나온 과거를 살펴보자. 중요한 개선안을 결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요했는가? 빠른 변화의 시대에 느림보 걸음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이 사회를 리드해 나가기에는 역부족이며, 쇠퇴는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 것에 공감한다면 노회나 총회는 하루빨리 효율성 있는 진단을 통해 과감히 방향 수정을 해야 한다. 그 기초적인 순서가 상설 연구 조직의 구성이다. 발전은 연구, 토론, 검증 없이 올바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원리를 외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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