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로교, 정체성을 말하다 (5)그리스도인의 존재의 목적 '예배'

한국 장로교, 정체성을 말하다 (5)그리스도인의 존재의 목적 '예배'

[ 특집 ] 예배, 하나님 영광ㆍ주권 위한 것

이현웅 교수
2016년 09월 09일(금) 16:42

이현웅 교수
한일장신대학교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그 분께 예배하도록 창조하셨을 뿐 아니라, 또한 그 분께 예배하도록 우리에게 명령하셨다.”

장로(개혁)교회 예배를 연구한 신학자 휴스 올리펀트 올드는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이 그 분께 예배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예배는 우리 인간 존재의 중심에 자리한다고 했다.

예배가 우리 삶의 중심에서 멀어질 때,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신앙도 멀어지고,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존귀한 피조물로서의 인간의 위치도 변두리로 밀려나게 된다. 인간은 하나님을 중심에 두고 예배함으로써 참 인간일 수 있고, 온 피조물의 중심에 위치할 수 있다.

오늘의 교회, 특별히 한국 장로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지금 어디쯤 자리하고 있는가? 우리 개인과 교회의 중심에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분명하게 자리하고 있는가? 아니면 예배가 가장자리로 밀려난 채 다른 것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는 않는가? 그리고 그것 때문에 지금 한국교회와 신자들은 중심을 잃고 영적 거리를 방황하고 있지는 않는가?

왜 예배하는가

"너희 권능 있는 자들아 영광과 능력을 여호와께 돌리고 돌릴지어다. 여호와께 그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며 거룩한 옷을 입고 여호와께 예배할지어다(시 29:1~2)"

우리는 장로교 신앙의 근본을 요약한 웨스트민스터 요리문답을 잘 알고 있다. 요리문답의 제1문항은 '인간의 제일 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답은 '인간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 분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 무엇을 통해서 우리 인간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 분으로 인해서 영원토록 즐거워 할 수 있는가? 그것은 우리가 늘 드리는 바로 그 '예배'다. 예배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께 언제나 영광을 돌리며, 또한 하나님께 드리는 그 예배를 통해서 그 분이 주시는 은혜와 사랑을 입으며 늘 즐거워 할 수 있는 것이다.

장로교는 어떻게 예배하는가

지상의 모든 교회는 한 하나님을 믿지만 그 하나님을 예배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각 교회나 교파의 전통에 따라서 우리는 다양한 형식과 모습으로 하나님을 예배한다. 

그러므로 모든 교회들은 자신이 속한 교회(교파)의 전통을 이해하고, 이를 오늘의 예배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장로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세계교회의 일원이면서 한편 장로교회로서의 예배에 대한 정신과 고유한 원리를 갖고 있다. 

먼저 장로교회의 예배는 '하나님의 주권'에 초점을 맞춘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의 창조주시요, 우리 인간은 그 분 앞에 연약한 피조물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께 나아가 마땅히 그 분께 영광을 돌리고 그 분께만 예배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의 예배 현장을 보면,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은 사라지고 인간들이 만든 의식과 떠드는 소리만 넘치고 있다. 하나님이 없이 우리 인간들이 인간의 기쁨을 위한 시간을 예배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진행하고 있다. 오늘의 장로교회는 자신들의 예배가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을 위한 예배일 때, 진정한 예배의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둘째로 장로교 예배는 '성경'에 근거해야 한다. 장로교 신학의 창시자인 칼뱅은 예배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자신의 예배 형식의 근간을 사도행전 2장 42절에 두었다. 그래서 '말씀', '교제(봉헌)', '성찬', '기도'를 예배의 핵심 요소로 규정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장로교회 역시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서 어떤 예배를 원하시는지를 분명히 알고, 이를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성경은 모든 예배의 정신과 원리를 제공하는 교과서가 되기 때문이다.

셋째로 장로교 예배는 '설교'를 예배의 핵심 요소로 간주하고 있다. 

물론 예배의 모든 순서들은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예배 시간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설교는 개신교 전통에 따라 예배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장로교 설교자들은 예배를 위한 준비와 함께 설교를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있고 생명력 있게 역사하는 예배 현장에서는 오늘도 사도행전의 역사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넷째로 장로교 예배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중요시 한다. 기독교 예배는 성령의 사역(work)이다. 즉 인간들에 의해 준비된 예배가 성령의 역사하심 속에서 완성되어진다는 사실이다. 신령한 예배는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모든 예배인도자들은 성령의 역사가 예배의 원동력임을 알고, 예배 시간을 통해 겸손히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의지해야 한다. 성령이 없는 예배에는 인간들의 삭막한 의식만 있을 뿐이다.

예배, 교회 존재의 근거

신학교에서 예배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교회가 1년 구제와 봉사를 안한다고 해서 교회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설령 교회가 1년 이상 전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만일 1년 간 교회가 예배를 드리지 않았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그 교회가 존재할 수 있을까?
예배는 교회가 교회로 존재할 수 있는 근간이요, 개인의 신앙을 보존케 하는 토대가 된다. 교회는 예배 없이 존재할 수 없다. 교회는 예배를 통해서 복음의 본질과 신앙을 지킬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을 계승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오늘 한국 장로교회와 목회자들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 교회와 목회자가 해야 할 가장 첫째 되는 사명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와 예배를 통해서 선포되는 말씀이다. 교회는 이 일을 가장 우선으로 알고, 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목회자 역시 마찬가지다. 예배와 설교가 제대로 되지 않는데, 다른 것을 아무리 바쁘게 따라다녀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것은 헛된 수고일 뿐이다. 

목회자는 예배와 설교에 대한 기본적인 훈련과 함께 거기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그 다음에 다른 것들(선교, 교육, 봉사, 행정, 상담 등)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의 한국교회 문제는 예배의 문제다. 과연 지금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하나님 앞에 드리는 예배를 바로 이해하고, 그 예배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며, 예배 현장마다 영적 생동력과 은혜가 넘쳐나고 있는가? 하나님 보시기에 지금 우리 예배 현장은 어떠한가? 온전한 예배는 온전한 교회를 만들고, 거룩한 예배는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을 만들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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