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ㆍ용서 쫓다가 감동을 놓쳤네

화해ㆍ용서 쫓다가 감동을 놓쳤네

[ 문화 ] 9월 새 벤허 개봉,대작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8월 29일(월) 16:38
   

세계 최고의 기독교 대작 영화 중 하나인 '벤허'의 새로운 버전이 그 베일을 벗었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영화 벤허는 1959년 작으로, 10년의 제작기간이 소요되고 10만명에 달하는 출연진이 등장하는 세계 영화 사상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평가되는 영화였다. 196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11개 부문을 휩쓸었으며 와일러 감독은 시상식에서 "오, 신이시여. 정녕 이 작품을 제가 만들었습니까"라는 유명한 소감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전차경주 장면은 압권이라 할만큼 영화계에 긍정적 충격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러한 걸작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벤허는 50년이 넘도록 리메이크 되지 않다가 이번에 제작되어 관객들에게 선을 보이게 됐다.
 
기본 줄거리는 루 월리스의 소설 '벤허: 그리스도 이야기'를 원작으로 했기 때문에 이전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1세기 초 로마 제국의 지배 하에 있는 예루살렘이 배경이며, 유대인 귀족인 유다 벤허는 어린 시절 한 집에 살며 형제와 같이 지내던 로마인 메살라가 주둔군 장교로 파견되면서 갈등과 배신으로 노예로 전락, 우여곡절 끝에 복수를 하고 종교적으로 구원받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새 버전에서는 이전의 영화보다 주인공들의 용서와 화해에 보다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전 영화의 완성도와 감동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평론가들과 관객들의 일반적인 평이다. 벤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전차경주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이전 버전의 이 장면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지나친 집착으로 다른 스토리라인의 여러 부분을 놓친 것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제작비를 무려 1120억이나 투자한 영화의 결과물 치고는 각본과 연출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이전 버전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스러움이 잘 부각되고, 신앙적인 구원과 이를 통한 감동이 있지만 새 버전에서는 예수의 비중이 더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적 감동과 신비감은 떨어지고, 벤허의 용서와 화해에 대한 깨달음도 주인공 감정의 변화에 대한 과정이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당시 로마의 압제 속 유대인들이 예수님에게 거는 기대감을 담지 못했고, 메시아로서의 예수님에 대한 부각이 적어 예수님을 만난 이후 주인공의 심경 변화는 내용과 겉도는 느낌이다. 한국보다 먼저 개봉한 북미에서는 일단 흥행에 실패했으며 평론가들로부터도 그리 좋지 않은 평점을 받은 새로운 벤허에 대해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미주 관객들의 평가와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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