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 없는 무임목사 1500명 육박… 더 이상 방관은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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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단 ] <기획>총회 직영 신학교를 진단한다 - '四亂 시대'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6년 08월 29일(월) 15:51

6. 전국교회 관심만이 살길

오늘의 한국교회 모습은 교세가 급성장 하던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성장만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야만 했던 한국교회는 교회 성장이 최대목표였으며, 이를 위한 틀을 만들기에 급급해 왔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목회자 양성기관인 신학교이다. 그동안 한국교회 내부는 교권 문제로 갈라진 교단들은 앞다투어 신학교를 설립했고, 신학교를 세워놓고 교단을 가르는 일을 반복해 왔다. 이 신학교들이 학생들을 모집했으며, 학생들 또한 교회의 성장 모습만 보고 신학교에 입학, 목회자의 길을 선택했다. 이 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교세 감소'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또한 1970, 80년대를 거치면서 신학교가 발전해 왔다. 그러나 목회자 양성을 위한 교단 직영 신학교는 당시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유일했으며, 나머지 6개 신학대학교에서는 학부과정만 운영해 왔다. 그러다 1995년 호남신학대학교가 신학대학원(M.Div) 설립을 교육부로부터 인가 받아 교단 목회자 양성 위탁 교육기관으로 학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를 출발선으로 2002년에 서울장신대학교가 총회에서 신학대학원 설립을 허락받는 것을 끝으로 교단 산하 7개 신학대학교에서 목사후보생을 배출하고 있다. 이 때까지 한국교회는 통계상 성장 가도를 달려왔으며, 신학대학교 또한 학생을 모집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점점 한국교회 교세 감소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2010년을 전후해서 본격적인 교세 감소현상이 나타났다. 예장 총회의 경우 전체교인수가 2011년에 285만 2125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신학교 지원율 또한 이 때를 전후해서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급기야는 미달사태로까지 이어졌다. 교회수 2000개 정도인 중형 교단들의 경우 신학대학원 학생 모집이 더욱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적 상황을 인식하고 본보는 6회에 걸쳐서 '총회 직영 신학교를 진단한다'는 기획을 통해 '재정', '정원', '교육', '사역지' 등 4개 영역으로 나누어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에 대한 진단을 했다. 결론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즉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거듭 확인했다.

예장 총회는 '신학교육부'를 상임부서로 두고 신학대학교(신학교육) 정책을 만들어 가고 있다. 위원회의 주요 역할은 신학대학교 커리큘럼에 대한 논의와 이사 파송 등이며, 최근들어서는 신학대학교 위기 상황을 두고 목회 현장과 신학대학교와의 연계문제, 신학대학교 통합문제 등을 과제로 놓고 각 학교 이사장, 총장, 신학대학원장 등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학교 위기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어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본보 기획의 초점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문제제기에 있는 만큼, 이를 시작으로 신학대학교가 목회자 양성이라는 본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1년에 교단 산하 교회에서 수용할 수 있는 목회자(전임자리)가 300개에 불과한데, 신학대학원에서 1년에 배출되는 목사후보생이 800명이 넘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2015년 12월 현재 임지가 없는 무임목사수도 1500명에 육박한다.

교회의 영적 지도자를 양성하는 신학대학교가 대란(大亂)을 겪고 있음을 보고도 교회가 여전히 방관하면서 양질의 목회자를 신학대학교가 배출해 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임이 분명하다. 시대에 적합한 신학교 정책을 세우기 위한 관심과 기도, 그리고 후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특별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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