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락으로 전하는 성경, 눈물과 웃음 한 가득

우리 가락으로 전하는 성경, 눈물과 웃음 한 가득

[ 문화 ] 판소리로 복음 전하는 김선우 목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7월 25일(월) 11:55
   
 

"예수께서 홀로 십자가를 지시는데 한 제자는 선생을 팔아먹고, 호언장담하던 제자는 저주하고, 사랑받던 제자는 벗은 몸으로 도망을 가버리고, 곤장으로 맞고, 태장으로 맞고, 채찍으로 '휙' '휙' 맞아 살점이 툭툭 떨어져 온몸에 피투성이가 되어 끌려가시는디…."
 
지난 9일 명성교회에서 개최된 제100회 총회 세계선교대회에서 판소리 공연을 한 순천구상교회의 김선우 목사의 '휙' '휙' 소리에 청중들은 마치 자기가 채찍에 맞는 양 듣는 이들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몸이 움추려졌다.
 
타국에서 선교사역에 육적ㆍ영적으로 고단한, 특히 고국의 것이 너무도 그리웠던 선교사들은 김 목사의 판소리 내내 몰입을 하며, 웃다가 울다가를 반복했고, 20여 분간의 공연이 끝나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성경의 이야기를 우리의 가락으로 표현하는 김선우 목사의 판소리 공연은 최근 교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목사는 지난 6월 21일 세계선교협의회(CWM) 제주 총회 한국문화의 밤에서도 우리 고유의 문화를 CWM 총대들에게 소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의 길을 가는 장면을 공연한 김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을 절규하듯 노래해 청중이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판소리도 처음 접하는 이들이었음에도 공연 후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 목사는 "원래 노래를 좋아해 설교를 하면서 모세의 노래, 다윗의 노래 등을 아리아로 부르곤 했다"며 "판소리에 매력을 느껴 김제의 익산국악원에서 15년 전 약 4년간 판소리를 배운 후에는 설교에서 판소리를 포함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판소리는 설교의 도구"라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예수님 십자가의 길, 불의한 재판관, 탕자 이야기 등 10여 개의 레퍼토리를 만들어 상황에 맞게 공연하고 있다. 아내 서윤숙 여사도 판소리의 매력에 빠져 지금은 김 목사의 공연에 고수로 따라 나선다.
 
김 목사는 "난는 소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과 감정을 전달한다. 나의 판소리는 사실 설교"라며 "그냥 설교보다는 판소리로 설교하면 눈물과 기쁨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성도들이 더 많은 은혜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CWM 총대들이 처음 듣는 판소리를 경청해주셔서 감사하고 마지막에는 환호성을 질러 주셔서 힘이 났다.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내가 전하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보인 반응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선교대회에서도 공연 중 눈물을 보이는 선교사님들을 보며 공연하는 내내 마음이 찡했다. 조금이나마 위로를 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기 저기서 공연요청이 많아 지금까지 약 200회의 공연을 했다는 김 목사는 사실 신장이 한쪽 밖에 없고, 나머지 신장도 좋지 않아 건강문제로 많은 공연을 하지는 못한다고. 또한, 본인의 주된 사역은 역시 목회이기 때문에 목회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에서만 공연을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동호회에서 요청해 판소리를 가르치고 있는 김 목사는 "설교로 사람을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은 어렵지만 소리로 주님의 소리를 전하고, 소리로 예수님 역사 이야기를 표현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예수님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성경 이야기를 판소리로 만들어서 복음을 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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