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35일 억류, 구원자 예수님 바라며 버텼다"

"북한 735일 억류, 구원자 예수님 바라며 버텼다"

[ 문화 ] 케네스 배 목사, 저서 '잊지 않았다' 기자간담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6월 14일(화) 15:22
   

"북한에 억류되었던 735일의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 덕분에 풀려나서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았습니다. 또한 저는 북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분들을 기억하며 기도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갈 것입니다."
 
북한에서 2년하고 5일 동안 억류되었다가 지난 2014년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목사는 지난 1일 서울 용산 온누리교회에서 그의 저서 '잊지 않았다' 출간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억류되었던 경험과 이 과정에서 느낀 하나님의 은혜와 지인들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1968년생인 케네스 배 목사는 한국계 미국인 목사로 18세인 1985년 미국으로 이주해 2012년 11월 종교활동을 통하 정부 전복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되어 2013년 4월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고 2014년 11월 풀려나 미국으로 돌아갔다. 북한 관련 여행사업을 하며 17번이나 북한을 드나들었던 그는 18번째 방문에서 실수로 반입된 이동식 하드드라이브에 들어있던 서양 감독이 만든 다큐멘타리 등이 문제가 된 것. 그는 이로 인해 6.25 전쟁 이후 가장 오랜 기간인 735일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이 됐다.
 
북한 억류 중 그는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주 6일 동안 농사 및 도랑 파는 일, 석탄 창고 노동 등을 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27kg이나 빠져 영양실조로 병원에 옮겨지기도 했다고.
 
그는 "검사가 매일 같이 와서 아무도 너를 기억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그러나 억류 초창기 부터 하나님께서 '내가 너의 구원자가 되리라'는 말씀을 주셔서 믿음을 잃지 않고 하루 하루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억류된 735일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로 꼽는 날은 2012년 12월 12일. 바로 광명성 3호가 발사된 날이다. 케네스 배 목사는 "당시만 해도 곧 돌아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날부터 사형 및 무기징역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며 "북한 정부에 협조만 하면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광명성 3호 발사로 내 꿈이 산산히 부서진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억류 전에 17번이나 북한을 드나들며 많은 북한 분들도 만나봤고, 나름대로 북한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억류 후 북한 사람들과 24시간 지내보니까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사는지 절실히 알게됐다"며 "북한의 체제가 생각보다 훨씬 공고하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임으로 북한 정부와는 별개로 보고 이분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감 중 많은 이들의 격려와 사랑을 받았다. 그 덕분에 하루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며 "저는 2년 수감되었지만 북한 사람들은 평생을 어려움을 겪는다. 동포를 외면하지 않고 잊지 않는다면 그분들의 마음의 장벽이 무너지고 하나님께 돌아올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끝으로 그는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대한민국의 국민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 및 캐나다의 임현수 목사의 귀환을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며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다가갈 때 그들이 마음을 여는 것을 보았다. 평화 통일이 이뤄지는 날이 오기까지 민간 차원의 인도주의 지원과 취약계층 지원은 끊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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