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학교의 하루

몽골학교의 하루

[ NGO칼럼 ]

이강애 교장
2016년 06월 07일(화) 15:29

몽골학교의 일과는 오전 8시 40분 아침조회로 시작한다. 원근 각처로부터 아이들이 등교하기 시작하여 지하 1층 강당에 전교생이 모이면 아침체조가 시작된다. "닉, 허여르, 고로, 두루, 타우, 조르가, 덜러, 넴!(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전교 회장의 구령에 맞추어 체조로 아침잠을 깨고, 이어 몽골국기를 향해 국가를 부른다. "옛날의 힘들었던 시절을 다 잊어버리고 미래를 위해 씩씩하게 나아가자! 우리나라 만세!"

몽골을 떠나 있지만 고향을 잊지 않도록 아침마다 그런 시간을 갖는다. 진정한 몽골인으로 자라나야 진정한 세계인이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교가를 부르고 전체 학생에게 그 날의 공지사항을 전달하면 수업이 시작된다.

저마다 교실로 흩어져 공부하는 아이들의 보습을 보며 필자도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을 통해 에너지가 충전되는 듯하다. '오늘 내가 왜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또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다시 확인하며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다.

오후 12시 10분!
종소리와 함께 점심시간이 시작되면 1학년 아이들부터 지정된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한다. 작은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고학년 언니 오빠들이 날라다 주는 접시를 받아 재잘거리며 맛있게 식사를 한다.

반찬 중 김치는 필수! 새 학년이 되면서 몽골에서 전학 온 학생이 많아 아직 김치를 못 먹는 경우도 있지만 몇 개월만 지나면 김치 없이는 밥을 못먹는 아이들이 생긴다. 점심시간은 아이들이 휴식을 즐기고 친구들과 뛰놀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학교주변을 산책하거나 농구장에서 공놀이를 한다. 매점에서 하는 군것질도 아이들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오후 1시!
즐거운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후 수업이 시작되어 오후 3시 30분이 되면 모든 정규수업이 끝난다. 물론 고등학생들은 4시 넘어서까지 수업을 한다. 그렇다고 귀가하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의 종례가 끝나고 청소를 마치면, 교실마다 멘토 선생님과 1:1로 공부하는 아이들, 기타 피아노 드럼 등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 밖에서 농구하는 아이들 등. 방과 후 활동이 이어진다.

1, 2학년 아이들은 부모님이 데리러 올 때까지 도서실에서 선생님과 함께 알파벳을 익히거나 친구들과 논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숙사 아이들은 사감선생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몽골식 저녁밥을 먹는다. 그리고는 남녀 각각의 기숙사로 향한다. 그제야 학교의 문이 닫히고 우리 아이들의 하루가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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