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가정은 안녕하십니까? (4)건강한 목회, 가정 건강으로부터

목사님 가정은 안녕하십니까? (4)건강한 목회, 가정 건강으로부터

[ 특집 ] "가정, 사랑과 행복의 출발점"

이상열 목사
2016년 06월 03일(금) 08:31

이상열 목사
가정행복심리연구소 대표ㆍ포항비전교회

'건강한 목회는 건강한 가정으로부터'라는 주제의 원고를 부탁받았을 때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원로목사님의 말이다. "나는 평생 동안 주의 몸 된 교회를 위해 헌신했다. 후회는 없다. 보람도 느낀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 그 아쉬움은 아내를 사모로만 대하였지 여성으로 대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아내의 마음을 먼저 배려하지 못했고 아이들에게 소홀히 했던 것 같다. 물론 아내는 묵묵히 나의 목회 사역을 절반 이상 담당했고 자녀들도 건강하게 잘 성장해주어서 고맙다. 은퇴하고 나니 결국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은 아내였다. 목회자라면 당연히 주님께 충성해야 하겠지만 아내와 자녀들에게도 잘하면서 목회를 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에게는 몇 가지 이름이 있다. 그 이름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이 사명을 다하는 것이다. 목사라는 이름, 남편이라는 이름, 아빠라는 이름, 아저씨라는 이름도 있다. 각각의 이름에는 역할이 부여된다. 역할에 맞는 인격이 훈련된다. 이름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많은 이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이름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목사의 이름을 말할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필자는 남편과 아빠라는 이름의 말하고 싶다.

"목사님이 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 말은 나의 제자가 나에게 질문한 말이다. 필자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사는 최고의 이유는 딱 한 사람에게만 불리는 남편이라는 이름의 역할, 자녀들에 의해 불리는 아빠라는 이름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입니다." 

목사는 내가 아니라도 할 사람이 많지만 남편과 아빠는 내가 아니면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없다. 그리고 이 이름의 값을 잘 감당할 때 교회가 건강하고 사회가 건강해진다.

밖에서는 인격적이며 성실한 사람도 가정에 들어오면 화를 많이 낸다. 오랜만에 나누는 부부의 대화가 항상 싸움이 되기에 아예 대화 자체를 피하거나 집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가 '왜 가정에서 화가 많이 날까'를 주제로 집필한 '분노 신호등'이라는 책이 있다. 당시 출판감사예배를 드린다고 몇몇 목사님들께 소식을 전했는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이 책은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습니다"라는 것이었다.

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대부분의 가정이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해 보이지만 가정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부부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행복한 부부의 삶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 중 한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단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남성과 여성의 사랑이 다르다는 점이다.

여성이 원하는 사랑은 내가 요구하기 전에 나의 마음을 알아서 배려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들은 기다린다. 정말로 남편이 나를 사랑한다면 나의 생일을 알아야 할 것이며,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서 배려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남자의 사랑은 요구해야 주는 사랑이다. 남편은 이렇게 생각한다. 필요하면 말을 할 것이다. 그러면서 아내가 필요한 것을 말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요구했을 때 즉시 들어주려고 기다리고 있다.

필자는 아내들에게 말하고 싶다. 엎드려 절 받으라고 말이다. 즉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요구를 하라. 여성들의 세계에서는 자존심상하는 일이지만 남성들과의 관계에서는 적절하게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을 향한 사랑이 식어서 배려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한 남편들에게 말하고 싶다. 아내의 행복을 위해 요구하기 전에 먼저 배려하라. 아내의 마음을 읽어주려고 노력하라. 아내는 간접화법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내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라.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가정에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데 있어서 가능하면 큰 것을 가져다주어야 한다. 태초로부터 지금까지 남자는 집에 먹을 것을 가져다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했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는 짐승을 잡아서, 농경사회에서는 농사를 지어, 산업화 시대에서는 월급봉투를 집에 가져다주고 쉼을 가졌다. 아내가 부부세미나에 참석하자고 말하면 대부분의 남편들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부부세미나에 갈 이유가 있어? 나만큼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아내는 언제 행복한가? 아내의 행복지수는 언제 가장 많이 올라갈까? 남자의 생각대로 먹을 것 즉 월급봉투가 두꺼우면 행복지수가 많이 올라가는 것일까? 물론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아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 사소한 것을 정성껏 배려해줄 때이다. 아내의 대화를 공감하면서 들어줄 때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낼 때이다. 또한 아내의 행복지수가 특히 많이 올라갈 때는 자녀들에게 잘해줄 때이다. 아내들은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도 행복하지만 남편이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자상하게 대해줄 때 행복을 느낀다. 그 이유는 여성들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모성애 중심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여성은 아내로서의 삶보다는 엄마로서의 삶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자 한다. 

남편들에게 권하고 싶다. 아내의 행복을 위해 자녀들에게 잘해주라.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함께 놀아주고 따뜻하고 다정다감하게 대하라. 이것이 최고이다. 그리고 사소한 것을 배려하라.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하라. 아내의 말을 적극적으로 경청하며 공감하라.

아내 역시 남편이 가정을 위해 수고하고 애쓴 것을 알고 참 고마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마운 마음이 들면 무엇인가 해주려고 한다. 대표적으로 시장에 가서 재료를 사다가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려고 한다. 이것이 아내가 남편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그러면 남편은 언제 가장 행복감을 느낄까. 필자의 경험으로는 아내가 무엇을 해 줄 때보다 "고맙다"라고 말을 할 때 행복지수가 올라간다. 그 이유는 남자는 능력 중심의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한 일을 아내로부터 인정받고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아내들은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해야 한다. 작고 사소한 일에도 고맙다고 말하라. 고마울 것이 있어야 고맙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고맙다고 말하라. 당신의 남편에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건강한 가정은 부부의 행복으로부터 나온다. 건강한 목회 역시 건강한 가정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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