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ㆍ어촌 위한 특별한 사명감 필요

농ㆍ어촌 위한 특별한 사명감 필요

[ 교단 ] 농ㆍ어촌 목회자 '협동조합 목회로 전환' 제안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6년 05월 26일(목) 13:56

농식품부가 지난 2011년 발표한 '농림수산식품주요통계'를 보면 1997~2010년 동안의 농가소득이 기준연도(1996년, 3225만원)의 소득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회복세를 보였던 2000년대 중반 93.9%수준까지 도달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0년 87.7%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3월 열린 '한국농정대연구 공개포럼'에서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의 장경호 부소장은 "농가소득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더 이상 농업 농촌 농민의 지속가능성은 불가능하다"면서 1995년 이후 약 20년간 실질 농업소득이 크게 감소하면서 2011년 빈곤농가의 비율이 23.7%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2년 농정이슈 토론회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준기 연구위원은 이러한 농촌현실의 가장 큰 원인을 농가인구의 고령화, 가구원수의 감소를 꼽았다. 통계청 '농업총조사'결과 1990년 이후 50대 이하 농가인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60대는 정체, 70세 이상은 연평균 20%씩 증가해 농가인구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가원수 또한 1980년 5.0명에서 1990년 3.77, 2000년 2.91, 2010년 2.6명으로 하락하고 있다.

오는 29일은 제63회 총회에서 정한 총회제정 농어촌주일이다. 제100회기 총회 농어촌선교부 지역별 정책협의회에서 제시한 '농촌의 상황'에 의하면 전체 인구 5000만 여 명 가운데 노인이 6백 만 여명으로 총 12.07%를 차지했다.

본교단 산하 8731개 교회 중 농어촌 교회는 3032개 교회로 전체 교회 수의 34.7%를 차지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농가소득 감소와 농가인구 고령화 등으로 제96회 36.6%, 98회기 35.9%, 100회기 34.7%로 교세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8월 열린 제1회 '마을목회 이야기 한마당'에서 오필승 목사(신동리교회)는 "농촌에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농촌 목회 초기 어떻게 하면 농촌을 살리고 농촌이 희망의 땅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쉽게 답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의 고민은 모든 농촌 목회자들의 고백일 것이다.

농부가 흘린 땀의 대가를 무시하고 농업을 천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농촌의 인력과 인재는 도시로 떠나고 있다. 농촌은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으며, 신생아 출생률도 0%이다. 농촌이 무너지고 있다. 이렇게 농촌 마을이 하나 둘 사라지진다면 농촌교회의 존립도 의미를 잃게 된다.

오필승 목사는 "농촌은 현재 초고령화 상태"라고 말한다. 그는 "농촌을 살리고 지속가능한 농촌이 되려면 새로운 사람이 농촌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지만 실질적으로 귀농 귀촌자가 인구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농어촌선교부 총무 백명기 목사는 "귀농 귀촌을 했어도 교회는 도시에서 다니던 교회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귀향을 해서 고향교회로 가지 않는 한 농촌교회를 바로 찾기는 힘들다"는 것. 목회자들도 "귀촌을 희망하는 대부분 도시에서 1시간 30분 거리를 희망한다. 주일에 서울의 교회를 출석하기 원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0여 년 전 경기도 양평으로 귀촌한 교인은 "시골교회는 도시의 교회보다 프로그램이 열악하다. 기존의 교인들과 의견 다툼이 종종 일어나 교회를 옮긴 교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오 목사는 "기독교인 귀농인구가 늘어났다고 하는데, 그 안에 '가나안성도'도 무시할 수 없다. 도시에서 신앙생활을 했다고 해서 농촌에서 바로 신앙생활을 시작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령화로 인한 농가소득의 감소와 인구 감소는 결국 농촌교회의 재정문제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김영위 목사(농촌선교지원센터)는 "협동조합 목회를 해야 한다"면서 "작은 교회가 힘을 모아서 농산물을 판매하며 소득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최근 도시교회도 경제활동인구가 줄고 예산이 감소되면서 지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자립대상 교회들이 5년 내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들을 구축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대산교회공동체를 설립하고 전통방식으로 메주 된장을 생산 판매하다가 마을사업으로 확장, 운영하고 있는 허운 목사(대산교회)는 "교회의 이미지와 신뢰회복이 우선"이라면서 "목회자가 마을의 리더로 활동해 지역을 섬기면서 살기 좋은 농촌으로 만들어가야 할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허 목사 역시 인적 물적 자원의 부족을 농촌교회의 어려움으로 꼽으며, 도시와 농촌의 자원교류가 활발해져야 한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2014년, 기독교계 한 신문사에서 농어촌교회 교역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농어촌교회에 시무하는 목회자 10명 중 6명이 재정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농어촌 사역의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 80% 이상이 '농어촌 지역 복음화를 위해 끝까지 헌신'할 의지를 보였다. 오필승 목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농촌 목회자들은 농촌을 살리기 위한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있다. 오 목사는 '농업 농촌은 강도 만난 자'로 표현했다. 강도 만난 자를 보고 그냥 외면하고 지나칠 수 없다는 이유다.

무너지는 농촌, 사라져 가는 농촌 마을을 살리는 일은 농어촌교회, 농어촌 목회자들만의 과제는 아니다. 농어촌선교주일을 맞아 총회와 노회, 지역교회가 하나님 나라 전파의 사명을 위해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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