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들이 부르는 영혼의 찬양, 또 다른 20년을 향해

목사들이 부르는 영혼의 찬양, 또 다른 20년을 향해

[ 문화 ] 한국목사합창단 창립 20주년 기념 콘서트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5월 24일(화) 10:18
   
 

국내 유일의 목사합창단인 한국목사합창단(단장:설삼용)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19일 명성교회 월드글로리아센터에서 특별한 콘서트를 열었다.
 
장신대 출신의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통합) 소속의 목회자들로 구성된 한국목사합창단은 지난 1996년 5월14일 모교의 발전과 교회음악 증진을 도모하고 단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창단됐다.
 
한국목사합창단은 설삼용 목사(안양제일교회 원로)의 주도로 창단된만큼 1대 단장을 그가 맡았고, 이어 증경총회장 유의웅 목사(도림교회 원로), 우제돈 목사(상원교회 원로)가 바통을 이어받았으며, 1999년부터 지금까지 다시 설 목사가 단장을 맡아 합창단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1996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임선철 목사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현재 91명의 단원이 소속되어 있는 한국목사합창단은 지금까지 총 11개국에서 해외 선교연주회를 가졌다. 단원 중에는 개척교회나 미조직교회의 목사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단원들은 점점 고령화 되어 처음 창단시에는 모두 현역 목회자였지만 지금은 약 15명 정도가 은퇴했다. 이번 20주년 기념 콘서트에는 몸이 좋지 않아 입원해 있는 목사나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목사 등 20여 명을 제외한 70명이 무대에 섰다.
 
현재 목사합창단의 제일 큰 형님은 박사택 목사로 무려 89세다. 이번 콘서트에도 지팡이를 집고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막내는 테너 파트의 이규완 목사(제일교회)로 52세다.
 
이날 열린 공연은 단장 설삼용 목사의 인사 후 목사들의 힘찬 신앙고백으로 시작됐다. '사도신경'이 첫 곡으로 연주된 후 '거룩한 주', '선하신 목사' 등이 연주되자 관객들은 큰 박수로 호응했다.
 이번 특별한 공연을 위해서 사모중창팀도 참여해 '믿음의 축복', '글로리아', '주님 앞에 서 있네' 등 세 곡을 불러 한국목사합창단의 20주년 공연을 더욱 빛나게 했다.
 
이어 테너 임선철 목사가 '여호와께 감사하자', '나 가나안 복지 귀한 성에'를 독창한 후 다시 모든 단원들이 나와 '주의 사랑 안에서', '천국의 주님', '주는 나의 피난처'를 연주했다. 이후 남성 더블 콰르텟으로 '부드러운 주의 음성', '멋진 마차 타고 갈래요'가 연주된 후 트럼펫, 유포니엄, 색소폰 등이 참여한 브라스 더블 콰르텟으로 '아멘', '글로리 할렐루야', '할렐루야' 등이 연주됐다.
 
대미를 장식한 것은 역시 합창곡이었다. 한국목사합창단은 자신들의 가장 자신있는 레퍼토리인 '본향을 향하네', '나를 세우소서', '하나님의 나팔소리'를 연주하며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창단 당시 주변에서 3년을 가지 못할 것이라고 앞날에 대해 부정적인 예견을 받았던 한국목사합창단. 그러나 지난 20년의 세월 동안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악기인 인간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에서 지친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해외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는 수많은 해외동포들에게 위로와 격려, 복음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날 관객들의 길고 힘찼던 기립박수는 이번 공연에 대한 감동과 지난 20년간 성도들을 위로했던 노고를 향한 것이었다.

 

# "3년도 못간다던 합창단...20년 맞아 감개무량"
   한국목사합창단 단장 설삼용 목사

"20주년이라…감개무량하기 그지 없지 뭐. 처음 창단할 때 주변의 목사 친구들이

   
 

3년 이상 가나 보자고 비웃었어요. 그런데 20년을 끌어왔다는 것에 그저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특별히 저에게도 이번 공연은 마지막 공연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너무나 의미있고 특별합니다."
 
한국목사합창단 설립자이자 1999년부터 지금까지 단장으로 합창단을 이끌어오고 있는 설삼용 목사(안양제일교회 원로)는 2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지난 20년간 은혜를 부어주신 하나님께 모든 공로를 돌렸다.
 
한국목사합창단은 1996년 1월 장로회신학대학교 총동문회 제48회 정기총회에서 총동문회장에 피선된 후 그가 늘 꿈꾸어왔던 목사합창단 창단을 안건으로 제출해 회원들의 승인을 받아 단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목사합창단을 통해 여러 가지 제약으로 취미생활 하나 없던 목사들이 찬양과 교제를 통해 더욱 정서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었고, 이는 건강한 목회로까지 이어졌다. 이와 함께 생활에 지친 바쁜 삶을 사는 성도들에게 조화로운 하모니를 통해 위로와 격려를 주었다.
 
설 목사가 특별히 감사의 제목으로 꼽는 것은 11차례의 해외연주회다. 그는 "우리가 해외연주를 자주 다니는 편인데 여름 휴가를 이용해 연주여행을 많이 가는 이유는 우리 동포들이 향수 때문에 고국에서 목사님들이 와서 우리말로 합창을 한다는 것에 큰 위로를 받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노래로 정서적으로 치유를 받는 것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에 해외연주회를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설 목사는 특히 한국목사합창단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비커코럴(Vicar Choral)'이라는 옛 전통의 명맥을 잇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비커코럴이란 367년 라오디게아회의에서 비잔틴 성가를 수호하기 위해 찬양대에 일반 평신도의 참여를 못하게 하고 합창학교에서 훈련받은 사제(오늘의 목사)들만 찬양을 할 수 있게 한 데서 유래한다. 이후 변성기 이전의 어린이들에게 찬양의 기회가 열리고 1517년 종교개혁 이후 평신도에 개방된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설 목사는 "2001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독일교회의 날에 우리 한국목사합창단이 초청된 것도 세계에서 유일한 비커코럴이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젊고 실력있는 새로운 단원들이 와서 유일한 비커코럴인 한국목사합창단을 더욱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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