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동 전도사 정신 이어가자"

"문용동 전도사 정신 이어가자"

[ 교단 ] 5ㆍ18 36주기 및 문용동 전도사 순교 기념예배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6년 05월 18일(수) 16:11

채영남 총회장 "광주의 아픔 잊지 말아야"

【광주=장창일 기자】5ㆍ18 광주민주화운동 36주기를 맞아 호남신학대학교에서 고 문용동 전도사 순교 기념예배가 드려졌다.

▲ 예배 참석자들이 기립해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함께 부르고 있다. 사진/장창일 차장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와 총회 인권위원회, 전남ㆍ광주ㆍ광주동노회의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순교 기념예배에서는 호남신대 3학년 재학 중 전남도청 지하 무기고에 있는 엄청난 양의 TNT가 불의의 사고로 폭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뇌관을 모두 제거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며 지키다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고 문용동 전도사의 정신을 기리는 자리가 됐다.

지난 2000년 2월 호남신대는 문용동 전도사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한데 이어 이듬해인 2001년 5월 17일 호남신대 교정에 추모비를 건립한 바 있으며, 총회는 문용동 전도사를 순직자로 추서했다. 또한 오랜 세월 문용동 전도사의 동기들이 중심이 돼 준비해 오던 순교 기념예배를 2012년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주최하면서 총회장이 광주를 방문해 설교를 전하고 있다.

호남신대 총동문회장 신정호 목사(동신교회)의 인도로 드려진 이날 예배에서는 시종 '1980년 5월의 광주를 기억하자'는 권면이 이어졌다. 기도를 한 전남노회장 서순석 목사(금호벧엘교회)는 "목숨을 걸고서도 양떼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선한 목자 문용동 전도사의 삶을 기억하자"면서,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꽃 피운 광주와 대한민국이 더욱 민주주의를 꽃 피울 수 있도록 주님께서 인도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어진 설교에서 총회장 채영남 목사(본향교회)도 '역사의 공의로 심판하라'를 제목으로 "광주가 겪은 아픔을 잊지 말고 하나님이 가해자들을 심판할 것을 믿자"며 신학생들에게 '5월의 광주 정신'을 강조했다. 채영남 목사는 "5ㆍ18 정신 앞에 자기 비움이 있을 때 비로소 역사가 완성되는 것인 만큼 신앙인들이 역사 앞에 겸손하게 자기를 비워야 한다"면서, "역사는 맷돌처럼 천천히 돌아가지만 역사를 완성하시는 하나님이 세심히 살펴 가해자들을 처벌할 것이고 그 심판을 통해 구원과 감사가 넘쳐날 것"이라고 심판의 하나님을 강조했다.

▲ 예배 후 참석자들이 호남신대 교정에 있는 문용동 전도사 순교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장창일 차장

예배 후에는 사회봉사부 총무 이승열 목사의 인도로 나눔의 시간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인사말을 전한 호남신대 노영상 총장은 "역사학자 E. H. 카는 자신의 저서에서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규정했는데 이를 기억하고 고 문용동 전도사님의 순교 정신을 과거가 아닌 지금 이 순간 재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끊임없이 역사정신의 재현을 위해 힘쓰라"고 전했다. 이어 단에 오른 총회인권위원장 김성규 목사(하람교회)는 "목회자란 모름지기 복음을 전하는 제사장적 직분과 불의와 싸우는 선지자적 직분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면서, "이 자리에 있는 목회자 후보생들이 이 점을 기억하고 필요한 사람으로 성숙해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인사말에 이어 신정호 목사가 문용동 전도사의 정신을 이어달라는 뜻을 담아 장학금을 전달했다.

▲ 채영남 총회장과 일행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을 방문해 참상의 흔적들을 살펴봤다. 사진/장창일 차장

한편 이날 예배 참석자들은 파송의 노래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호남신대 교정에 마련된 문용동 전도사 순교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또한 채영남 목사와 이승열 목사, 김성규 목사, 노영상 총장 등은 광주 금남로에 위치한 '광주 5ㆍ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을 방문해 1980년 5월의 기록물을 둘러봤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