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 성장동력은 '관심'

생협, 성장동력은 '관심'

[ 교단 ] 생협 창립 앞두고 대안 모색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6년 05월 17일(화) 15:32
   

지난해 9월 제100회 총회에서 농어촌선교부 산하기관으로 조직을 허락받은 '생명농업 생산자 협의회'(이하 생협)가 오는 7월 11일 창립 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 진주 영주 충주 등 15개 노회의 67명의 생산자가 정보를 공개하고, 필요한 생산품을 직거래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생협 준비위원회(위원장:허운)는 창립 총회를 앞두고, 수차례 준비회의를 거쳐 총회와 노회의 관심을 모으고 지역 모임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이에 준비위는 생산자들의 참여를 높이고 이해를 돕기 위한 지역설명회를 지난 2월부터 충북 서부 경북 등지에서 열고 현장에서 생산자들과의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지난 10일 총회 농어촌선교부 사무실에서 총무 백명기 목사를 비롯해 준비위원장 허운 목사, 서기 김영위 목사, 김영진 목사, 박용철 목사가 한자리에 모여 설명회 후 평가회를 열고 향후 대안을 논의했다.

이날 위원들은  "노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추진되지 않는 한 동력을 얻을 수 없다. 총회와 노회가 생명먹거리, 건강한 공동체에 관심을 갖고 이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영진 목사(충남 시온교회)는 "농어촌선교부가 조직되지 못한 노회도 있다. 생명농업을 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명기 총무는 "생명농업을 오랫동안 실천해온 분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일들이 필요하고, 공동의 실천들을 만들어가는 일들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 생산자협의회가 잘 조직되어야 한다. 노회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고 덧붙였다.

김영위 목사(농촌선교지원센터)는 "노회가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지역에서 인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농촌교회 목사들이 힘을 규합하고 목적을 함께 이루려고 할 때 조직이 형성되고 입소문을 타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생명농업은 그리스도인 농부들의 창조신앙을 삶속에 실천하는 일이며, 생명먹거리를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해마다 농가소득이 감소하고 농촌교회의 자립이 어려운 상황에서 생명농업이 농촌목회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영진 목사는 충남노회의 협동조합을 예로 들면서 "농촌의 한 작은교회가 고구마 판매를 통해 자립을 선언했다"면서 "생명농업을 통해 농촌교회의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생협 창립을 앞두고, 운동이 먼저냐 이윤이 먼저냐 하는 논란이 있다.

백명기 총무는 "생명농업은 농촌목회자가 삶으로 신앙의 영성을 실천하는 것이다. 농사와 신앙이 구분 지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못박으면서 "지역적으로 생산자 협의회가 조직돼 생산품을 순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앱을 통해 전국의 흩어진 교회와 소비자들의 연결고리를 만들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김영진 목사도 "생명농업은 신앙운동이다. 하지만 판매도 중요하다"면서 "예전과 달리 유통과정이 많이 발달되어 있다. 생명공동체로서 신학적인 교육과 병행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위 목사는 "지나치게 운동을 강조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면서 "소비자들은 냉철하다. 정신과 운동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경영과 적절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허운 목사(대산교회)는 "전문 경영컨설팅이 필요하다. 아이템을 만들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생명운동과 경영의 균형을 이뤄나기 위해서는 공동의 실천을 함께 해 나갈 조직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으로 다시 돌아왔다.

백명기 총무는 "노회마다 공동 사업을 만들어 가는 움직임이 있다"고 운을 뗐고, 김영진 목사는 "생산자 모임과 소비자 모임이 같이 가야 한다"면서 "총회 농어촌선교부가 적극적으로 지역을 후원해주는 등 동력을 제공할 때 운동이 효과를 볼 수 있고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생산자들의 끊임없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가 내 물건을 팔아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같이 팔아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교육을 통한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산자 없는 소비자' 없고 '소비자 없는 생산자'도 없는 법'이다. 생협은 온생명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온생명생협)과 긴밀한 관계를 통해 원활한 판로를 마련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유기적인 관계를 위한 뚜렷한 작업들은 마련되지 않았다. 생협과 온생명과의 원활한 관계를 모색하는 것 또한 생협이 풀어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오는 7월 창립 총회를 시작으로 생협은 판로확보, 온생명과의 관계, 생산자 모임, 지역별 협의회 조직 등 여러 가지 풀어내야 할 과제가 있다.

김영위 목사는 "장기적으로 봐야한다. 기본적으로 지역의 생산자 네트워크를 조직해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을 펼쳐나가다가 점진적으로 총회와 노회가 지역적으로 네트워크를 마련해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준비위원들은 교육을 통한 마케팅 등 판매전략 제공, 앱을 비롯한 SNS 활용한 판로 모색, 지역세미나를 통한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지역별로 다양한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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