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와 같은 열정으로 예배 드려요"

"초대교회와 같은 열정으로 예배 드려요"

[ 교단 ] '작지만 강한 교회' 경남노회 두동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5월 16일(월) 19:06
   
 
▲ 담임 이현 목사

【거제=표현모 기자】한반도의 최동남단에 위치한 거제시 사등면 두동로.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에 작은 교회 하나가 서 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 그냥 지나치기 쉬울 정도로(물론, 기자 또한 지나쳤다) 아담한 크기의 교회이지만 이곳에서 주일예배를 한번만이라도 드려본 사람이라면 교회의 크기와는 다른 역동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이 '작지만 강한 교회', 경남노회 두동교회(이현 목사 시무)다.
 
65년이 된 두동교회의 역사는 짧지 않다. 6ㆍ25 당시에는 피난민들이 이곳까지 내려와 바닷가에 몰려 살았고 시장도 제법 컸다고 한다. 그러나 전쟁이 끝남과 동시에 사람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거제시 사등면은 오랜 기간 한적한 시골 마을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인근에 고현조선소가 생기고 3년 전부터는 아파트 2000세대가 들어서면서 젊은 청년 및 부부들이 유입됐고, 바로 앞에 놓인 바다가 국가산업단지로 선정되어 100만 평의 바다가 육지로 변하게 됐다. 그곳에 KTX역사도 지어지고, 새로 10만 명의 인원이 유입될 전망이다. 현재 거제도의 시민이 26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는 것.
 
지역의 엄청난 변화를 앞두고 교인 50여 명 대부분이 노년층이었던 두동교회가 먼저 요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4월 20일 부활주일에 부임한 젊은 목회자 이현 목사와 활기찬 변화를 시작한 것.
 
부임한 이 목사는 예배의 중요성부터 강조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예배가 되게 하기 위해 이 목사는 설교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예배에 임하는 성도들의 자세가 바뀌기 시작하고, 예배 시간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는 성도들이 많아졌다.
 
이렇게 예배에서 은혜를 받자 기도의 불이 붙기 시작했다. 새벽기도회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는 교인이 전체 교인의 20%에 이를 정도다. 이뿐 아니다. 아예 매일 저녁 9시마다 저녁기도회를 갖는다. 이 목사의 증언에 따르면 초대교회 교인들과 같이 뜨겁게 기도한다고.
 

   
▲ 거리청소의 날.


매월 첫째 토요일은 온가족 새벽기도회의 날로 정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새벽기도회에 오도록 한다. 자녀들에게 새벽기도의 기억을 남기기 위해서다. 이날 기도회가 끝나면 모든 자녀들에게 이 목사가 안수기도를 해준다.
 
이렇게 교회의 예배와 기도가 살아나면서 50여 명이던 교인도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두동교회의 교인들은 받은 은혜를 자신들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 그리고 더 멀리 있는 사람들과도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어려운 재정에도 불구하고 무료영어교실을 열어 인근에 사는 주부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또한, 결혼이주여성이 많은 지역 특성상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교실을 연다.
 
매월 둘째주일은 교회의 기관별로 거리청소를 나선다. 설과 추석에는 상대적으로 외로워지는 이주 노동자를 초대해 식사대접을 하기도 한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마을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식사대접을 하며 위로의 시간을 갖는다.
 
아직까지 미조직교회인 두동교회의 특징은 교회 규모는 작지만 모든 교육부서가 다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시골교회는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두동교회에서는 매년 유아세례를 3~4명에게 베풀고, 청년들도 15~16명이나 된다.
 
비록 대한민국 최동남단에 있지만 교육부서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마음과 생각의 크기를 넓히기 위해 한해는 해외 단기선교, 한해는 국내 단기선교를 떠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교회의 자랑 중 하나는 바로 장학사업이다. 비록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미조직 교회가 장학사업을 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인근 대학에 다니는 청년들에게는 교통비를 준다. 이 목사 부임 이전에도 몇몇 청년들이 있었지만 방학 때나 내려와서 출석하는 정도였다. 장학금을 받은 청년들은 주말마다 내려와서 교회 봉사를 한다. 두동교회의 목표는 모든 대학생 교인에게 첫 학기 등록금을 대주는 것이라고 한다.
 
비록 없는 살림이지만 선교도 하고 있다. 가나와 국내 2곳, 그리고 요양원에 각 10만원씩. 매달 40만원이지만 두동교회에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게다가 두동교회는 한번 시작하면 절대 먼저 중단하는 법이 없을 정도로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

   
▲ 마을 어르신 식사대접.


 
이러한 두동교회의 약진의 한 가운데는 젊은 목회자 이현 목사가 있다. 이 목사는 "작은 교회가 못하는 것을 큰 교회가 한다지만 반대로 큰 교회는 못하는 것을 작은 교회가 할 수 있다"는 주의다. 그는 예를 들어 "아동부나 청년들 전체 바베큐 파티를 해주는 일은 큰 교회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러나 우리 교회에서는 10만원 어치 닭을 사서 교회 마당에서 구워주면 된다. 우리 교육부 아이들과 저랑 얼마나 친한 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신앙생활은 뭐니뭐니해도 신바람 나고 즐거워야 한다. 목회자와 성도는 '가족'인만큼 앞으로도 함께 기다려주고 함께 신앙의 길을 걸어가면서 행복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며 "우리교회는 비록 작지만 강한 교회를 꿈꾸며, 무엇보다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교회가 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