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성도 원인, 당사자에게서 찾는 한국교회'

'가나안성도 원인, 당사자에게서 찾는 한국교회'

[ 교단 ] '책임 전가의 논리'론 대안 찾지 못해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6년 05월 03일(화) 14:00

한국교회 안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나안교인'에 대한 특성을 진단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 

총회교회성장운동지원본부(본부장:정영택, 운영위원장:최갑도)는 지난 4월 28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제100회기 가나안교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가나안교인'은 교회에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명 '안 나가'를 거꾸로 지칭해 부르는 개신교 이탈현상을 지칭한 신조어다. 

각 노회교회성장운동본부 관계자 및 목사 장로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교회와 가나안 성도'를 주제 강의한 양희송 대표(청어람)는 "가나안성도가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 현상은 교회 주변에서 종종 벌어지는 자연적 탈락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교회를 출석했던 이들이 교회의 중심에서부터 이탈하는 현상"이라고 진단하며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 대표는 교회가 문제의 원인을 교회를 떠난 가나안성도에게서 찾는 '책임 전가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교회는 떠난 당사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며, 그 경청의 노력이 일정 수준의 임계점을 넘어서기 전까지는 제대로 된 대안논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하며, "교회를 떠난 이들과 교회에 남은 이들의 인식 차이를 파악하고, 객관적이고 관찰적인 분석을 통해 여러 각도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양 대표는 "가나안 성도의 80%는 기존 교회가 자기갱신을 거치고 새로운 공동체로 변해가는 과정에 기꺼이 동참할 의사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보며, "이들은 교회로부터 기대하는 모든 것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매력이 있다면 '가나안의 귀환'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양 대표는 교회의 개혁을 위한 자정 노력과 대안교회 운동, 작은교회 운동, 공동체교회 등이 유효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2030 울림세대에게 희망을'을 주제로 강의한 이만식 교수(장신대)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20대의 현실과 그들이 느끼는 환멸에 대해 애써 침묵하고자 했다"며, "20대와 30대 등이 교회를 향해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알지 못하면 결코 그들과 함께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지난해 실시한 '울림세대'의 신앙인식에 대한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응답결과에 따르면 울림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 지도자 부분에서 27.3%가 '교회운영의 실망'이라고 답했다. 이어 '교역자 실망'20.3%, '과다한 헌신 요구'19.6%, '평신도 지도자 실망'13.6%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울림세대를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방법으로는 36.8%가 '지속적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언행일치와 솔선수범' 29.9%, '사회적 책임과 기독교윤리 실천' 18.4%, '청년들의 현실문제에 대한 멘토링' 17.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세미나에서는 김수원 목사(산성교회), 전주희 목사(예수랑교회), 양광모 목사(바로세움정립교회)가 강사로 나서 청년부 사역과 가안교인 접근을 위한 목회 방안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본부장 정영택 목사(경주제일교회 증경총회장)는 "이미 현실로 다가온 30~40대의 교회 이탈, 청년들의 교회 이탈로 한국교회는 위기를 더욱 체감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지금 닥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혜와 마음과 뜻을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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