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주기 … 끝까지 기도하며 동행

세월호 참사 2주기 … 끝까지 기도하며 동행

[ 교단 ] 총회, 24일 본향교회서 희생자 가족과 함께 예배 드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6년 04월 27일(수) 16:52

"세월호 안에 아직 우리 아이들이 있는데, 저 안에 아이들이 있는데…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돼 아이들을 찾고, 유가족이 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마지막까지 기도해 주십시오." 

지난해 첫 공식 일정으로 안산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세월호 피해 가족을 위로했던 총회장 채영남 목사(본향교회)가 세월호 피해 가족들의 손을 다시 한 번 붙잡았다. 사고 후 2년여 동안 세월호 인양은커녕 참사 원인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여전히 고통속에 있는 피해자들의 아픔과 상처, 교회를 향한 바람을 다시 한 번 경청했다. 또 한국교회, 특별히 총회가 세월호 피해자들과 끝까지 동행하겠다고 다짐했던 약속을 잊지 않고 지킨 셈이다. 

지난 4월 24일 광주 본향교회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주최한 '세월호 유가족 및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 하는 예배'가 드려졌다. 예배에는 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 부모, 허다윤 엄마, 희생자 박시찬의 부모가 참석했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이해 열린 이날 예배는 그 어느 시간보다 경건하고 엄숙했다. 본향교회 800여 명의 성도뿐만 아니라 지역 정치인, 총회 관계자 모두가 가슴 한편에 노란 리본을 달고 세월호 유가족과 미수습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이날 예배는 임재송과 신앙고백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본향교회 찬양대가 단상에 올라 부른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의 특별찬양은 참석자 모두의 심금을 울렸다. 찬양 후에는 특별제작된 세월호 관련 주제영상도 상영됐다. "현재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가만히 있으세요", "나 무서워 살고 싶어 진짜 살고 싶다"며 외치는 승무원과 아이들의 생생한 육성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올 때는 북받치는 눈물과 비통한 마음을 감출 길 없어 깊은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예배당은 눈물 바다가 됐다. 

성도들 앞에 선 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예수님의 단장지애' 제하의 설교를 통해 자식을 잃은 어미의 마음, 사자성어 '단장지애(斷腸之哀)'를 인용하며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했다. 채 총회장은 "세월호 참사가 2주기를 넘었지만, 시간은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에 멈춰서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 미수습자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이들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또 채 총회장은 "사람의 제일 큰 아픔은 자식을 잃은 아픔이다. 하지만 정치, 언론, 심지어 교회마저 아픔당 한 이웃의 편에 있지 않고, 오히려 매도하며 생색내기로 상처만 줬다"며 "오늘 예배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의 아픔을 헤아리고, 위로의 마음을 나누는 새로운 동행을 다짐하는 출발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채 총회장은 세월호의 진실규명을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돈이 우상이 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하며, "우리에겐 예수님의 마음, 고통의 피해자를 보듬는 단장지애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세월호 유가족 및 미수습자 가족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길 기도하고, 세월호 피해 가족들을 위한 성도들의 기도와 작은 실천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본향교회는 주보 앞면에 세월호 희생자 304명과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기록했다. 또 구역성경공부 자료에는 세월호 관련 내용을 담아 모든 성도가 피해자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참여 방안을 마련했다. 

한편 설교 후에는 세월호 피해 가족들이 단상에 올라 인사했다. 대표 인사한 은화 엄마 이금희 집사는 "하나님께서 지금도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을 안아주고 계실 것"이라며 "먼저는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돼 미수습자 9명을 찾고, 이후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처벌하며, 대한민국에서 두 번 다시는 이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며 총회와 교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예배에는 지역 내 천정배 김동철 권은희 의원도 참석해 정치권이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해 진상 규명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천정배 의원은 단상에 올라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난 2년의 세월은 우리의 바람과 예상이 전혀 맞지 않았다"며 "국가가 왜 세월호의 어린 학생, 많은 탑승객에게 힘이 되지 못했는지 진실을 꼭 밝혀야 한다"며 특별히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 시스템, 제도, 문화, 관행 등 모든 것을 개혁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어 권은희 의원도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 세월호 피해자들이 세상과 화해할 수 있을 때까지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예배 후에는 총회장 채영남 목사와 총회 관계자, 세월호 유가족 및 미수습자 가족이 오찬 및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세월호 피해 가족들의 손을 잡고 슬픔을 나누기도 했다. 간담회 후 총회는 전국교회를 대상으로 세월호 피해 가족 초청 간담회 및 목요기도회에 참석할 교회를 모집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총회 국내선교부는 전국 66개 노회에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위한 주보 게재 요청'에 대한 공문을 발송했고, 전국교회의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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