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보고 '신앙'도 키우고

'꽃'도 보고 '신앙'도 키우고

[ 문화 ] 봄철 신앙인들을 위한 나들이 제안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4월 04일(월) 19:10
   

꽃 피는 봄이 돌아왔다. 남쪽에서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봄꽃은 매년 우리의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연중 최고의 아름다운 계절에는 일단 밖으로 나와야 한다.
 
'개화(開化)'의 계절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꽃 축제가 한창이다. 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놀라움과 환희를 느낄 수 있지만 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함과 동시에 신앙적인 의미를 찾고 싶은 신앙인들이 있다면 인근의 기독교 명소나 기독교 문화시설을 들리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윤중로-양화진, 에버랜드 튤립축제-순교자기념관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이들에게 가장 유명한 벚꽃 길은 여의도 윤중로일 것이다. 윤중로 벚꽃축제 기간은 4월4~10일이다. 윤중로에서 벚꽃구경을 한 후에는 차로 10분 거리에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방문해보자.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는 복음의 씨앗으로 이 땅에서 헌신한 선교사들을 모시고 있다. 남아공, 미국, 스웨덴,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6개국의 145명의 선교사들이 안장되어 있는 양화진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 헤론, 게일, 헐버트, 무어, 언더우드 등의 묘가 있다.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는 튤립축제가 오는 4월24일까지 열린다. 39일간 열리는 이 튤립축제에서는 아펠둔, 시네다블루, 핑크 다이아몬드 등 총 100여 종 120만 송이의 튤립이 전시된다.
 
튤립축제를 본 후에는 약 약 40분(25km) 거리인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추계로에 위치한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을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에는 1884년 이 땅에 복음이 전해진 이래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2600여 명의 순교자 중 600여 명의 순교자 명단이 헌정되어 있다. 한국교회를 위해 순교한 우리 신앙 선조들의 신앙과 정신을 기리고, 자녀들에게 전수하려는 이들에게는 감동의 순간이 될 것이다. 개관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개관하며 주일은 쉰다. 단, 공휴일에도 개관한다.

#서귀포 유채꽃축제, 한림공원 튤립축제 - 이기풍선교기념관, 성이시돌 목장

우리나라의 자랑인 제주도는 일년 내내 아름답지만 봄철에 더욱 아름답다. 제주도에서는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일대에서 4월9~10일 제주 유채꽃축제를 개최한다. 이와 함께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에 위치한 한림공원에서는 오는 17일까지 튤립축제를 진행 중이다. 성인 입장료가 10000원이며, 다양한 분재와 민속마을, 왕벚꽃 등도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인기코스다.
 
숙소는 제주도 이기풍선교기념관으로 예약하기를 권한다. 이기풍선교기념관은 우리나라 최초 목사 7인 중 한 명인 이기풍 목사를 제주선교를 위해 첫 선교사로 파송한 것을 기념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세운 기념관이다. 제주노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쌓인 4000여 평을 더 매입해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현재 사료실을 이전 증설해 제주선교역사기념관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사중이다.
 
제주도 한림읍 금악리에 있는 '성이시돌 목장'도 신앙인에게 큰 울림을 준다. 가톨릭교인들을 위한 산책길이지만 개신교 교인들에게도 묵상을 위한 순례길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성 이시돌 목장의 '새미 은총의 동산'에 조성된 '십자가의 길'에는 실물 크기로 조각된 예수님의 고난 장면이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조성돼 있다. 조각으로 재현된 인물들이 생생해 마치 성화(聖畵) 속의 한 장면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다. 묵상과 마음의 평안을 원하는 이라면 방문을 권한다.
 
#영취산-애양원, 임자도-문준경기념관

전남 여수 영취산에는 진달래가 유명하다. 이미 진달래 축제는 지난 3일 끝이 났지만 아무리 끝물이라고 해도 진달래로 뒤덮인 산은 아름답다. 등반로를 따라 가다 보면 색과 향기에 취한다는 뜻을 실감할 수 있다.
 
여수 영취산을 방문한 후에는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애양원과 손양원목사순교기념관을 방문해보자. 한센병환자를 자기 몸보다 아끼며 돌본 손양원 목사의 신앙과 봉사정신, 그리고 자기의 아들을 죽인 이까지 용서한 사랑, 순교하기까지 버리지 않은 신앙의 절개를 느껴보자. 평일과 토요일에 오픈하며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30분까지 열며, 주일에는 휴관한다.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서는 튤립축제가 열린다. 13만㎡로 국내 최대 규모의 튤립공원에서 4월8~17일 열리는 튤립축제는 세계 각 83종의 3백만 송이의 형형색색의 튤립이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임자도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목포와 신안군에서 사랑의 어머니로 알려져 있는 문준경 전도사가 처음 교회를 세운 곳이다. 그리고 이웃한 증도에는 신앙을 지키다가 인민군에 의해 순교를 당한 문준경 전도사 기념관이 있다.
 
항구의 도시 목포의 유달산에서도 꽃축제가 4월9~10일 열린다. 목포의 상징이기도 한 유달산은 해발 228미터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기세가 웅장하고 여러 가지 바위들이 있으며 일등바위에 올라가면 탁 트인 바다와 주위의 섬들이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 없는 곳이다.
 
목포에도 문준경 전도사의 유적지가 있다. 그녀가 처음 신앙생활을 한 북교동교회가 있으며, 윤치호 전도사가 한국전쟁 중 500여 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총 3700여 명의 아이들을 돌본 공생원, 기독교 초기 건축으로서 석조예배당으로 유명한 양동교회 등이 있다.

#진해군항제-주기철기념관, 팔공산 벚꽃축제-대구 유적지

대구에서도 다양한 꽃 잔치가 열린다. 팔공산 벚꽃축제가 4월13~17일 열리며, 50만 송이 튤립축제가 4월13~26일, 비슬산 참꽃문화제가 4월23~5월1일 열린다.
 
팔공산 벚꽃축제 후에는 대구시내 중심으로 이동해 삼일운동을 이끈 대구제일교회와 삼일로, 계명대 동산병원 의료선교박물관 등을 방문해보자. 대구 선교유적지는 계성중학교-동산병원-청라언덕-3.1만세운동길-이상화, 서상돈 고택-대구제일교회-YMCA-서현교회-계명대학교 등의 루트로 구경하면 된다. 도보로 가능하며 계명대 정도만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경남에서는 가장 유명한 꽃 잔치 중 하나인 진해군항제가 4월10일까지 열리며, 창녕 낙동강 유채축제가 4월15~19일 열린다.
 
창원 진해에서 벚꽃을 즐긴 신앙인들은 창원 진해에 있는 주기철순교기념관이 필수코스다. 주기철순교기념관은 지난 2015년 창원시는 국비와 지방비 49억 원을 들여 상설 전시실, 영상실, 기획전시실이 있는 2층짜리 기념관을 건립했다. 주 목사가 몸담았던 교회나 가족들이 보관하던 주 목사의 유품 100점가량을 전시하고 있다.

#태안 튤립축제 방문 후 선비 신앙 넘치는 유적지 찾기

충청도에서도 꽃 잔치가 한창이다. 충남 태안 세계튤립축제가 4월16~5월8일, 비단고을 산꽃축제가 4월16~17일, 충북 청풍호벚꽃축제가 4월8~10일 열리며 세종 조치원 복사꽃축제도 4월17일 열린다.
 
충청도에서는 청주 신대교회, 청주 제일교회, 청주 선교부의 양관 건물들, 삼일공원과 공주제일교회 등을 방문해보자. 은근하면서도 저력 있는 신앙 전통과 양보와 희생을 바탕으로 조화와 공존을 추구하는 선비 신앙을 엿볼 수 있다.

#고려산 진달래축제-강화도 선교 유적지

인천 강화군 하점면에서는 고려산 진달래축제가 4월12~26일 열린다. 400m 고지가 넘는 산 전체를 진달래가 덮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강화도에도 선교 유적지가 많다. 강화도 최초의 교회인 교산교회를 비롯해 북한땅까지 불과 2.3km의 거리에 위치한 강화평화전망대, 아펜젤러 선교사가 서울에 올라갈 때까지 제물포에 머물면서 세운 내리교회 등 구한말 기독교가 한국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도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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