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 "믿을 곳은 교회밖에 없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믿을 곳은 교회밖에 없다"

[ 교계 ] NCCK 방문에 정의기억재단 설립 동참 호소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6년 03월 25일(금) 15:18

"믿을 곳은 이제 교회밖에 없어요. 한ㆍ일위안부 합의 무효, '정의와기억재단' 설립 기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힘이 되어 주세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1세), 길원옥(89세) 할머니의 호소는 애절했다. 마지막 남은 희망의 끈을 한국교회가 이어주길 바랐다.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과 수십년 싸웠지만, 위안부 문제가 아직 해결이 안 됐다. 정부는 우리에게 말 한마디 없이 자기들 마음대로 일본과 협상을 타결했다"고 분노하며, "한국교회에 부탁할 것이 있다. 교회가 12.28 한일위안부 협의 무효 서명, 정의와기억재단 설립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정의와기억재단은 위안부 합의 무효화를 위한 '전국행동' 기구다. 

지난 3월 2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이동춘) 회원 교단의 총회장 및 관계자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을 방문했다. 그리고 할머니들을 위로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고난주간에 진행된 '100년의 고난 -전쟁과 여성, 그리고 기억순례'의 일환으로 진행된 마지막 여정이었다. 이날 방문단은 할머니들에게 다가올 부활의 기쁨을 전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위로와 연대의 뜻을 전했다. 

총회 사무총장 이홍정 목사는 "평소에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고통이 클수록 정의에 대한 기억이 크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할머니들의 고통 속에 하나님께서도 함께 고통당하셨을 것이라고 믿고, 100만 한국교회 성도가 정의기억재단 설립에 참여하기를 바라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할머니들의 간절함에 화답했다. 

또 NCCK회장 이동춘 목사는 "오늘 방문은 한국교회가 할머니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정의로운 일을 기억하면서 할머니들 편에서 기도하며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정교회 암브로시우스 대주교도 할머니들 위로하며 "한국정교회도 할머니들을 지지하고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어떻게 해서든지 정의는 바로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NCCK의 방문에 감사를 전한 김복동 할머니는 "교회에서 방문해 주셔서 고맙다"며, "우리가 죽고 없어지더라도, 정의와기억재단을 통해 역사가 기억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인사했다.

한편 NCCK의 고난주간 영적순례는 쉼터방문에 이어 서울극장에서 '전쟁과 여성, 그리고 기억'이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후 영화 '귀향'을 단체 관람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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