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 (2)섬김의 리더십 가진 정직한 지도자

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 (2)섬김의 리더십 가진 정직한 지도자

[ 특집 ]

이장로 장로
2016년 03월 09일(수) 13:59

이장로 장로
고려대 명예교수ㆍ온누리교회

#권력자에 대한 불신 시대
지금 우리는 권력을 가진 지도자에 대한 불신이 가득 찬 시대에 살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권력자들이 그들에게 권력을 수여한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권력의 정당성은 사라지고 그 권력에 대한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그 단적인 예가 미안하지만 국회의원인 것 같다. 국회의원에 분노하는 국민들은 많지만 그들을 칭찬하는 국민을 만난 적이 거의 없다. 이런 권력자에 대한 불신 현상은 대한민국에 만연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검찰과 경찰 등 여타 권력 기관, 또한 막강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재벌에 대해서도 국민의 불신감은 여전히 크다. 과연 국민에게 신뢰 받는 권력자들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청년들이 희망을 상실한 시대
또한 우리는 청년들이 희망을 상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비단 청년뿐만 아니라 상위 5%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이들에게서 고통하며 부르짖는 탄식의 소리를 듣는다. 성장 탄력을 잃어버리고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경제, 늘어만 가는 자녀의 사교육비 부담, 저출산율 세계 1위, 분노와 다툼이 만연한 사회, 지나친 상업주의에 빠져버린 문화 예술계, 도덕과 윤리를 선도하지 못하는 종교계, 이 모든 세계 속에서 희망을 상실한 국민들을 본다. 무엇보다 슬픈 것은 다음 세대를 책임질 청년들에게서 절망과 포기를 보는 것이다. 취업과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할 정도로 고통 받고 있는 청년들을 본다. 

여러 가지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청년들은 그 원인이 지나친 사회적 격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이런 격차는 대를 이어가며 더욱 확대된다고 보기에 어떤 이들은 절망하고 다른 이들은 분노한다. 이전에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절망 가운데 있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지도자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 시대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
권력자에 대한 불신의 시대, 그리고 청년들이 희망을 상실한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를 생각해보자. '리더십 챌린지'의 저자 쿠제스와 포스너는 20년에 걸쳐 존경 받는 지도자의 덕목을 전 세계 7만 5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 정직, 선견지명, 역량, 사기함양 등 네 가지 덕목이 6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이 네 가지 덕목은 지도자의 신뢰성을 결정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정직'은 거의 90%에 달하는 지지를 받아 지난 20년 간 항상 1위를 지켜온 최고의 덕목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지도자의 행동을 보고 그의 정직성을 판단한다. 그의 행동이 말과 일치하는가, 그의 말이 신념과 일치하는가를 평가한다. 

신념에 따라 말하고, 말한 대로 행동하는 지도자가 정직한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지도자의 정직성을 생각해보자. 첫째, 정직한 지도자는 사람들과의 모든 의사소통에 있어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과장하거나 축소하거나 의도적으로 은폐하려고 하지 않는다. 둘째, 정직한 지도자는 자기가 어떤 특권을 누리고 있든지 이를 반드시 그가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진실된 지도자는 그런 특권을 추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그런 특권을 가지고 있을 때는 결코 그것을 부당하게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 셋째, 정직한 지도자는 그가 가진 권한을 사람들을 섬기는 데만 사용한다. 그리고 자기에게 부여된 권한과 힘을 모두 사용하기보다는 절제하려고 노력한다. 넷째, 정직한 지도자는 윤리적으로 흠이 없어야 한다. 성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금전적으로 부당하게 이익을 얻거나 이권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섬김의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는 '섬김의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로버트 그린리프에 의하면 '섬김의 리더(servant leader)'는 다음과 같은 지도자다. 첫째, 섬김의 리더는 섬김을 존재 목적으로 한다. 그는 무엇인가 자기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타인을 섬기는 것이 아니다. 둘째, 섬김의 리더는 그가 섬기는 사람들을 성장시킨다. 어떤 사람이 섬김의 리더인가를 미리 알아채기는 어렵다. 그러나 얼마 지난 후에 구성원들이 성장한 것을 보면서 그 리더가 섬김의 리더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셋째, 섬김의 리더는 용기 있게 행동한다. 리더는 불확실하고 위험한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나는 이 길을 택할 것이다. 나를 따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섬김의 리더는 비전을 제시한다. 리더는 다른 사람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누군가를 이끌려면 리더는 확신을 가지고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확신과 목표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다섯째, 섬김의 리더는 섬기는 사람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한다. 진정한 리더는 무엇보다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힘쓴다. 여섯째, 섬김의 리더는 미지의 것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과 미래를 예견하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리더는 때로는 과학자처럼 때로는 예술가나 시인처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섬김의 리더는 사회의 변혁을 이끌어 내는 새로운 사상과 제도를 확산시킨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가
청년은 우리의 미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권력자들이 신뢰를 잃은 이 시대, 절망 중에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일깨우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건강하게 하는 일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바람에서 현재의 시스템구조를 다시 바꾸고 혁신적인 변화를 꾀할지라도 이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화될 수는 없다. 결국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사회를 변혁시키려는 비전과 사명을 가진 섬김의 리더를 영향력 있는 권력 기관들의 리더로 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섬김의 리더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섬김의 리더를 길러내는 일에 교육기관이나 사회가 실패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대학생들을 섬김의 리더로 양성하기 위한 새로운 리더십 교육과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 둘째는 대부분의 권력 기관의 경우, 섬김의 리더가 들어가는 것을 기피하거나 또는 등용될 수 있는 문이 너무 좁다는 것이다. 따라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망설이고 있는 섬김의 리더들에게 권력 기관의 등용문을 활짝 여는 획기적인 인사제도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치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다가오는 총선에 섬김의 리더가 가능한 많이 선출되는 선거의 혁명이 필요하다. 절망 속에 있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빛을 비추어 주는 섬김의 리더들이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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