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 NGO칼럼 ]

윤대중
2016년 02월 17일(수) 10:44

미취학 아동과 초등 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교육적 의미를 가득 담고 있는 인형극 공연을 우리와 함께 하는 장애인 훈련생들이 진행하고 있다. 지적 장애인이라고 하면 공연을 감상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해력의 한계가 있으니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일 것이다. 물론 공감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15인으로 구성된 '꿈꾸는 풍경'이라는 인형극단이 잘 운영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목적으로 수 십회의 공연 기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해 오고 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비장애인보다 조금 불편할 뿐이라는 것을 알려 왔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공연을 할 때였다. 학교에 도착하자 마침 저학년 아이들이 체육활동을 하기 위해 운동장으로 나가던 중 우리 일행과 마주쳤다. 갑자기 우리 훈련생들의 행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 어느때보다 빨리 무대 셋팅을 마치고 무대 뒤에서 공연 중 주의사항을 설명하며, 방금 만난 그 어린 아이들이 우리의 공연을 보러 올 거라고 주지시켰다.

역시 그날 공연은 작은 실수도 없이 잘 진행됐다. 공연 중 서로를 격려하며 부족한 부분을 체크해 주며 순조롭게 진행해 나가는 동안 순간적으로 감동이 밀려오며 울컥하는 경험을 했다. 우리는 이럴 때마다 이들의 가능성을 인식한다. 그 가능성에 대한 도전 의식이 우리를 이곳에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직원들은 물론 우리 훈련생들도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서 생긴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부가적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테면 작업장에서 일을 할 때도 많은 부분에 있어서 자신감이 표출되곤 하는데, 이럴 때면 지적 장애인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작업 속도와 정확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쯤에서 통제해 주지 않으면 일이 꼬이기도 한다. 너무 의욕이 큰 상태에서 진행하다 보면 불량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진행하게 되는 일도 생긴다. 이제는 어디쯤에서 한번 정도 심호흡을 유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크게 문제 되지는 않는다.

무공해 콩나물 생산, 문구류 포장작업, 소방용품 조립 등이 이들을 위한 훈련과정으로는 충분하다. 작업을 하는 동안 만큼은 어느 누구도 이들을 비장애인과 다른 장애인이라고 부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작업의 연속성, 스스로 판단해 다음 공정으로 전환하는 일, 상호간의 적절한 인간관계 유지, 각자의 역할 찾기 등 몇 번의 경험으로 체득할 수 있는 능력이 이들에게는 부족하다. 우리들만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국, 아니 전세계의 지적 장애인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과제이다.

오늘도 우리는 기도한다. 우리의 힘으로는 불가능 할 수 있는 일을 가능하도록 하나님께서 도와 주시고 이들에게 완벽함 보다는 완벽에 가까운 능력을 채워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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